실종 11년6개월 만인 2002년 9월 대구 와룡산 중턱에서 유골로 발견된 개구리소년 5명이 26일 ‘영원한 안식처’를 찾는다.
1991년 3월 26일 소년들이 ‘와룡산으로 개구리를 잡으러 간다’며 집을 나선 지 꼭 13년 만이다.
유족들은 이날 오전 경북대병원 영안실에서 가족장으로 장례식을 치른다.
우철원(당시 13세) 조호연(〃12세) 김영규(〃11세) 박찬인(〃10세) 김종식군(〃9세) 등 5명의 유골은 경북대 법의학팀이 보관해 오다 24일 유족들에게 인계됐다.
장례식 후 소년들의 유골은 실종 당시 이들이 다녔던 대구 성서초등학교와 생가, 와룡산을 거쳐 시립화장장에서 화장된다.
유족들은 당초 유골이 발견된 지 1년이 되는 지난해 9월 26일 합동장례를 치르기로 했으나 경찰 수사가 미진하자 “아이들의 한을 풀기 전에는 장례를 치를 수 없다”고 주장해 장례식을 미뤄왔다.
경찰은 ‘개구리소년들이 예리한 흉기로 살해됐다’는 경북대 법의학팀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정 결과에 따라 1년6개월 동안 관련 신고와 제보 등 310건에 대한 수사를 벌였다. 그러나 사건의 단서조차 찾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4월부터 수사본부 요원을 20여명으로 축소해 운영하고 있다.
수사전문가들은 “소년들의 죽음을 둘러싼 숱한 의문점이 밝혀지지 않은 채 사건이 영구미제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우철원군의 아버지 우종우씨(55)는 “범인들이 반드시 검거돼 가슴에 맺힌 한이 풀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살인사건인 만큼 공소시효가 아직 2년 남아 있다”며 “사막에서 바늘을 찾는 것 같은 심정이지만 범인 검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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