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고래축제추진위원회 최형문(崔亨文) 집행위원장은 “올해만큼 고래 고기를 구하기 힘든 적은 축제가 시작된 1995년 이후 처음”이라며 “지금과 같은 상태가 계속되면 축제의 꽃으로 자리 잡았던 고래고기 식당 코너는 사라질 판”이라고 우려했다.
이는 고래 불법 포획과 유통에 대한 해경의 단속이 크게 강화됐기 때문.
울산해경 관계자는 “내년 5월 울산에서 열릴 제57차 국제포경위원회(IWC) 연차총회를 앞두고 IWC 회원국으로서 포경 금지 협약을 준수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IWC는 1986년부터 혼획(混獲·고기와 함께 그물에 걸려 잡힌 것)이나 죽어서 떠내려 온 고래를 제외하고는 고의로 고래를 잡는 포경은 금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 울산과 경북 포항 등지에서 유통된 고래는 한달 평균 5마리씩인 15마리로 지난해의 한달 평균 13마리(지난해 전체 총 158마리 유통)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고래 고기가 품귀해지자 가격이 폭등했다. 지난달 19일 포항시 구룡포에서 혼획된 길이 6m 짜리 밍크고래 한 마리는 6800여만원에 경매됐다. 이 정도면 지난해에는 2000만∼3000만원에 판매됐다.
장생포에서 30여년 째 고래 고기 식당을 운영하는 김경숙(金敬淑)씨는 “지난해 확보해둔 것으로 겨우 손님들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지역의 전문식당 30여곳 가운데 이미 10여 곳은 고기를 못 구해 문을 닫았으며, 영업 중인 식당도 재고량이 바닥나면서 지난해에 비해 배 이상 높은 가격에 팔고 있다.
한편 정몽준(鄭夢準) 의원은 최근 자신의 홈페이지에 “울산을 고래문화의 중심도시로 육성하기 위해 포경이 재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울산=정재락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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