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수능위원 30명이 부적격자"

  • 입력 2004년 3월 26일 15시 43분


2003학년도와 200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 및 검토위원 460명 가운데 30명이 자격기준에 미달하는 부적격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당해연도에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는 학생을 둔 학부모인 대학교수나 고교 교사 5명이 수능 출제위원으로 선정된 것으로 밝혀지는 등 수능 출제와 관리 측면에서 총체적으로 부실한 것으로 감사원 특감결과 밝혀졌다.

감사원은 26일 이 같은 내용의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관리 실태'에 대한 감사결과를 발표하고 부실관리 책임을 물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원장·鄭剛正)의 대학수학능력시험 연구본부장 L모씨 등 8명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관련기사▼
- '국민적 관심' 수능, 엉성한 시험관리 충격
- "수능 복수정답 파문 평가원 10명 징계"

감사원 특감결과 2003학년도와 2004학년도 수능 출제위원 및 검토위원 가운데 부적격자는 수험생 응시자녀가 있는 S모 교수 등 5명과 대학 전임강사 이상이 아닌 12명, 고교교사 근무경력이 5년 미만인 13명 등 총 30명에 달했다.

이들 중 20명은 시험 출제위원으로, 나머지 10명은 시험 난이도 측정을 위해 직접 시험을 치른 검토위원으로 활동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출제위원과 검토위원에 대한 추천심사위원회의 심사도 거치지 않고 평가원장에게 결재를 받는 등 추천과 심사업무를 태만히 했다고 감사원 측은 밝혔다.

감사원 김재선(金在善) 사회복지감사국장은 "교육과정평가원이 시험 출제 시한이 임박해서야 단기간에 한정된 인맥에 의존해 출제위원을 선정하는 바람에 부적격자가 포함됐다"고 밝혔다.

특히 2004학년도의 경우 출제위원 중 서울대학교 출신이 58%를 차지했고, 고교 교사로는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 지역 출신 교사가 93%나 돼 특정학교와 지역에 편중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감사원 측은 밝혔다.

감사원은 또 교육과정평가원이 수능 출제위원 선정과 문항 출제 문제지 인쇄 채점 및 성적통지 보안관리 등의 관리 규정을 아예 마련하지도 않은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그러나 교육과정평가원의 수능시험 출제와 관리업무에 대해 지도 감독을 해야 하는 국무조정실과 교육인적자원부에 대해선 별다른 문책 없이 지도감독 체계를 교육부로 일원화하도록 권고하는데 그쳤다.

감사원은 지난해 수능시험에서 복수정답이 인정되는 등 문제출제와 관련해 올 초 수험생 970여명이 감사청구를 하자 2월부터 특감을 벌여왔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