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은행 노조원 100여명은 26일 오전 신임 정경득(鄭庚得·53) 행장의 출근을 저지하는 집회를 가졌으며 노조 간부 10여명은 본점 16층 행장실에서 농성에 들어갔다. 또 일부 노조원들은 본점 1층 로비에서 천막 농성을 벌였다.
이 때문에 정 행장은 이날 사무실 출근을 포기하고 지역 내 기관과 영업점을 찾았다.
앞서 25일 오후에는 노조원의 반발과 실력 저지로 정 행장의 취임식도 무산됐다.
이 은행 노조는 “신임 행장이 부행장급 2명과 부장급 1명을 영입한 것은 조직의 정서와 문화를 무시한 처사”라며 “노조와 아무 협의 없이 내부 승진기회를 박탈한 이번 인사를 철회할 때까지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미은행 부행장과 한미캐피탈 대표이사를 지낸 정 행장은 한미은행 지점장 출신의 박모씨(50)와 김모씨(42) 등 3명을 부행장과 부행장보, 부장으로 각각 영입했다.
노조 관계자는 “은행 경영에 도움이 된다면 외부인사 영입도 필요하지만 조직 화합과 구성원의 공감대 형성이 전제돼야 한다”며 “친정체제 구축을 겨냥한 듯한 신임 행장의 독선적인 인사를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남은행 관계자는 “서울에 본사를 둔 기업체를 공략하는 등 영업력 강화를 위해 일부 인사를 영입한 것”이라며 “노조의 인사 철회 요구는 지나치다”고 말했다.
정 행장은 미리 배포한 경영방침에서 “영업력 강화를 최우선 전략으로 채택하고 수익창출 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한편 인사쇄신을 통해 임직원의 역량을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이 은행 노사는 주말에도 대화를 계속한다는 계획이지만 입장 차가 커 사태의 조기해결은 불투명한 상태다.
경남은행은 25일 오전 주주총회에서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정 행장을 제 9대 은행장으로 선임했다.
창원=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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