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가뭄이 지속되면서 전남 서남부지역 도서 주민들이 심각한 식수난을 겪고 있다.
5개월 동안 3∼5일에 한번씩 수돗물을 공급받는가 하면 식수가 부족한 탓에 ‘관광 특수’도 누리지 못하고 있다.
26일 전남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전남지역 평균 강우량은 101.2mm로 지난해 평균 164.1mm보다 60mm 이상 적게 내렸고 평년의 128.6mm에도 못 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신안, 완도, 무안군과 여수시 등 4개 시군에서 5700여 세대 1만8000여명이 제한급수를 받고 있다.
이들 시군 가운데 상황이 가장 심각한 신안군은 지난해 11월부터 1200여 세대 4600여명이 격일제 내지는 5일제 급수를 받고 있다.
다도해의 비경을 간직한 흑산도의 경우 5일제 급수로 주민들이 생활에 불편을 겪는 것은 물론 관광객 맞이하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흑산면 하태도 주민 박채국씨는 “설거지물로 빨래하고 이 물마저 아까워 채소밭에 뿌리고 있다”면서 “물탱크가 없는 식당이나 민박집은 관광객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격일제 급수를 하고 있는 지도읍과 임자면도 앞으로 큰 비가 오지 않을 경우 3일제 급수를 해야 할 형편이다.
신안군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이후 강수량이 107mm에 그쳐 각 섬의 상수도 저수율이 평균 20%선에 머무르고 있다”면서 “다음달 중순까지 비가 내리지 않으면 하의면 개도 등 15개 섬에 5월1일부터 해군 급수선을 동원해 비상 급수에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완도군도 보길면 577세대와 노화읍 475세대 등 3700여명이 상수원인 부황저수지의 저수율이 30%대로 떨어져 3일제 급수를 받고 있다.
무안군은 읍지역 2500여가구가 상수원 용량이 부족해 3년째 저녁시간 수돗물 공급이 끊기는 시간제 급수를 받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신안 흑산도의 경우 230억원을 들여 2007년까지 새로운 상수원을 만들고 무안지역은 내년 6월 탐진댐 광역상수도가 개통되면 물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목포=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