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클럽, '민족가수' 남인수 묘 단장

"선생님의 묘소를 찾아뵐 때 마다 초라한 모습에 마음이 아팠는데 이제 새 옷을 입혀드리게 돼 정말 기쁩니다."

'민족가수' 남인수(南仁樹·1918~1962 본명 강문수·姜文秀) 선생의 묘소가 새롭게 단장되고 추모비도 새로 세워진다.

전국에 흩어져 있는 '남인수 팬클럽' 회원(사진)들이 4일 경남 진주 장재동 속칭 새미골 언덕에 있는 남인수 선생 묘소를 방문, 이틀에 걸쳐 작지만 의미 있는 일을 한다.

10대에서 70대까지 200여명의 회원으로 결성된 '남인수 팬클럽' 총무 이준희(李埈熙·32)씨는 "지난 2001년 모임을 만든 뒤 가장 먼저 하고 싶었던 것이 선생님의 묘소를 단장하는 일이었다"며 "남선생님 묘소를 새롭게 꾸미기로 회원들이 뜻을 모은 뒤 각자 성의껏 성금을 내놓아 결실을 맺게 됐다"고 말했다.

남인수선생의 묘소는 진주시가 부근에 진입로 공사를 마쳐 일반인들의 접근이 쉽도록 했으나 그동안 관리가 허술해 봉분이 내려앉고 잡목이 우거져 보기 흉하게 방치돼 왔다.

회원들은 첫날에는 봉분을 다시 만들어 떼(잔디)를 입히고 주변 잡목을 없앤 뒤 추모비를 세우고, 둘째 날에는 정성들여 만든 음식으로 제사상도 차려드릴 예정이다.

가수 남인수 선생은 일제강점기인 1918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나 1936년 가요계에 데뷔, 향토색 짙은 음성과 빼어난 가창력으로 암울한 시대를 살고 있던 서민들의 심금을 달랬던 것으로 평가된다.

'애수의 소야곡(1938년)', '가거라 삼팔선(1947년)' '이별의 부산 정거장(1954년)' 등 주옥같은 노래 1000여곡을 남겼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