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특수수사과는 2일 폐기 처분을 앞둔 낙하산에서 부품을 빼내 이를 이용해 새 낙하산을 만들어 군부대에 납품한 혐의(군용물 등 범죄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과 뇌물공여)로 군납업체 D사 대표 김모씨(44)를 구속했다.
또 국방부 검찰단은 김씨에게 각종 납품 정보를 제공한 대가로 8000만원 상당의 현금과 향응을 제공받은 특전사령부 검수관 양모 준위 등 3명을 구속했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지난해 4월 특전사 모 부대 박모 준위에게 부탁해 폐기 예정인 낙하산에서 뺀 연결고리 등 부품 600여개를 공급받았고 6월에는 공군 모 부대 군무원 김모씨로부터 같은 방법으로 낙하산 부품 1000여개를 받았다. 김씨는 빼돌린 연결고리 등 부품을 도금해 새 것처럼 꾸민 뒤 낙하산 58개를 만들었고 이를 지난해 11월 모 군부대에 3억4000만원을 받고 납품했다
김씨는 부품을 빼돌리고 각종 납품 정보를 받는 대가로 평소 군부대 관계자 15명에게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119차례에 걸쳐 1억6000만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는 군인들에게 식사나 술을 대접하는 것 외에도 군 안마시술소와 찜질방 비용을 내주거나 심지어 병원비와 애완견 구입 비용을 내주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경찰은 “10년 이상 사용했거나 300회 이상 사용한 낙하산은 안전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폐기하도록 하고 있다”며 “이런 낙하산은 연결고리가 갑자기 빠지거나 제때 펴지지 않아 군인들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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