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집증후군이란 페인트 벽지 바닥재 등 건축자재에 포함된 포름알데히드와 휘발성유기화합물(VOC) 등 화학물질이 발산되면서 두통, 알레르기, 코 막힘 등 각종 질환을 일으키는 증세를 말한다.
3월 개교한 경기 용인시 신봉동 신리초등학교는 아직도 급식동을 비롯한 내부공사와 운동장 등의 조경공사가 한창이다.
이 학교 2학년 유모군(8)은 새 학교에 다니면서 아토피 피부염 증세를 일으키고 있다.
유군의 담임교사는 “유군이 병원에서 새집증후군으로 인한 알레르기 현상일 수 있다는 의사 소견을 받았다”며 “학교 주간생활목표에 ‘창문 열기’를 넣었을 정도로 환기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 중구 삼목초등학교의 사정도 마찬가지. 한 학부모는 학교운영위원회 인터넷 카페에 글을 올려 “아이가 새 학교에 다닌 뒤 아토피증세가 더욱 심해져 피가 나도록 긁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이 학교는 지난달 2일 개교 예정이었지만 공사 중인 학교에 아이들을 보낼 수 없다며 학부모들이 반발하자 교실마다 참숯을 비치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 15일 겨우 개교했다.
학부모 정준씨(45)는 “아이들이 학교에 갔다 오면 어지럽다는 말을 자주 한다”고 말했다.
아직 급식동 신축공사가 한창인 인천 남구 학익동 인주중학교에 다니는 이모군(14·1년)도 요즘 목과 턱 밑에 버짐 같은 피부 질환이 생기면서 가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새집증후군에 시달리기는 교사들도 마찬가지다.
인천 남동구 서창초등학교의 한 교사는 “눈이 따갑고 속이 메스꺼워 근무하기가 힘들 지경”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교육청은 내년 개교하는 학교에는 화학물질의 방출이 적은 친환경적인 건축자재를 사용하고 새집증후군 검사 장비를 구입하겠다고 밝혔다.
인하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김철우(金哲偶) 교수는 “화학물질이 많은 실내 환경에서 생활하면 두통, 전신무력감, 천식 등 다양한 증세가 일어날 수 있다”며 “아토피 등 피부염을 가진 아이는 증세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신축 아파트의 새집증후군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환경부는 ‘다중이용시설 등의 실내공기질관리법’을 개정해 5월 30일부터 대규모 시설을 건축할 때 일정량 이상의 포름알데히드와 VOC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인천=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용인=이재명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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