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F는 프랑스 영국 오스트리아 스페인 미국 중국 인도 등지에 생산공장이 있는 독일의 대표적인 다국적 기업. 연간 매출이 12조원에 달한다.
ZF가 처음부터 우리나라에 생산공장을 짓기로 한 것은 아니었다. 빈 공장을 임대해 시험 가동해본 뒤 투자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다. ZF사는 구미를 비롯해 경남 창원과 사천 진사공단, 경기도 등지를 다니며 적당한 곳을 물색했다.
구미시와 한국산업공단 중부지역 본부, 한국전력 구미지점 등은 즉시 팀을 짜 ZF사 붙잡기 작전을 폈다. 지난해 12월 구미를 처음 방문한 ZF관계자들에게 구미국가공단의 장점과 혜택을 설명하면서 신뢰감을 쌓았다.
구미시와 경북도는 ZF사와 5차례 걸친 협상 끝에 구미 4공단에 공장을 유치했다.
ZF관계자는 “2008년까지 총 2500만달러(275억원)을 투자해 현대 쌍용 GM대우 삼성르노 등 국내 모든 자동차 제조회사에 부품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미시 투자유치기획단 박수원(朴壽源)씨는 “처음엔 ZF사가 다소 막연한 상태였는데 공장부지 무상제공과 세금감면, 구미국가공단의 기반에 신뢰감을 보였다”며 “이번 투자로 1000여명의 고용창출이 예상되지만 국제적 기업의 신뢰를 받았다는 점이 큰 성과”라고 말했다.
반도체 생산기업인 일본 도쿄 TCL사도 구미4공단 외국기업전용단지에 다음달 3000평 규모의 LCD(액정표시장치) 부품 생산공장을 착공한다. 경기도 파주와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구미국가공단에 입주하기로 결정됐다.
지난해 일본 최대 종합화학회사인 도레이사가 올해부터 2010년까지 구미4공단에 4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이후 외국기업의 구미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김관용(金寬容) 구미시장은 “4공단 전체 15만평 가운데 외국기업단지 5만평은 모자라 산자부에 10만평 추가 지정을 요청했다”며 “기업 유치가 지자체의 앞날을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미=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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