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만 해도 “둘만 낳아 잘 기르자”고 산아 제한을 외치던 우리나라가 한 세대가 지난 지금은 출산장려금을 지급한다, 휴직일수를 늘린다 하며 출산을 장려하는 나라가 됐다. 그런데 단지 출산장려금 몇 십만원 타려고 아이를 더 낳을 부모가 과연 있을까.
세상이 달라져 맞벌이가 당연시됐는데도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직장 여성이 아이를 낳으면 시부모나 친정부모가 맡아 길러주고, 그도 여의치 않으면 아줌마를 고용하는 식으로 육아 문제가 해결되고 있다. 그런 어려움 때문에 아이를 아예 안 낳겠다는 부부도 있고 하나만으로 만족하겠다는 부부들 얘기도 심심찮게 듣는다. 인구 감소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게 생겼다.
어쨌든 손자가 예쁘긴 해도 전적으로 맡아 기르는 건 너무 버겁다느니, 피곤하다느니 푸념하는 주변 사람들을 보면서 육아 문제에 국가가 좀 더 적극적으로 개입했으면 싶다. 동네에 국영 탁아소를 설치해 실비로 영유아들을 맡아주는 것이다.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이것저것 문제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말 세상이 달라지고 있는 마당에 이젠 할머니들한테 맡기는 재래식 방법에만 의존하지 말고 좀 더 구체적이고 근본적인 육아대책이 세워져야 한다.
직장은 다녀야겠는데 아이 맡길 곳이 없어 숫제 아이 낳기를 포기하는 부부가 많다면 이는 복지정책에도 어긋나지 않을까. 아이는 우리의 미래다. 아이 없이는 미래 또한 있을 수 없다.
정태정 주부·경기 고양시 일산구 주엽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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