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철-한순열씨 “제주에서 APEC 열릴수 있다면…”

  • 입력 2004년 4월 12일 19시 12분


APEC 정상회의의 제주 유치를 기원하며 제주에서 김해공항을 거쳐 서울까지 걸어온 강영철 한순열씨 부부.   -황태훈기자
APEC 정상회의의 제주 유치를 기원하며 제주에서 김해공항을 거쳐 서울까지 걸어온 강영철 한순열씨 부부. -황태훈기자
2005년 11월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제주 유치를 위해 50대 부부가 제주에서 서울까지 13박14일을 걸었다.

주인공은 강영철(姜榮哲·59) 한순열(韓順烈·59·여)씨 부부.

이들은 지난달 30일 제주 연동을 출발해 비행기 편으로 김해공항에 도착한 뒤 경남 밀양, 경북 문경새재, 충남 수안보, 경기 이천을 거쳐 12일 오전 서울에 도착했다.

강씨 부부는 이날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을 만나 ‘2005 APEC 제주 유치’ 깃발을 전달했다.

“APEC 유치를 놓고 서울과 부산, 제주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서울시장께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이 시장께서는 서울도 경쟁자 입장이지만 좋은 결과가 나오길 바란다고 하더군요.”

강씨 부부는 하루 평균 30km를 걸었다. 구멍가게 등에서 빵과 라면으로 식사를 해결했다. 문제는 숙박이었다. 늦은 밤에 숙소를 찾을 수 없어 10km를 더 걸은 적도 있다. 7년 전 위암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 강씨로선 적지 않은 부담이었다.

강씨는 “산악동호회인 부부오름회에서 APEC 제주 유치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자는 의견이 모아져 길을 나서게 됐다”며 “몸은 힘들어도 제주에 국제적인 행사를 유치하는 데 미약한 힘이나마 보태고 싶었다”고 말했다.

2005 APEC 회의 개최지는 4월 말∼5월 초 최종 결정된다.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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