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교직원 참여 선거를 통해 선출된 정창영(鄭暢泳) 연세대 신임 총장이 12일 기자회견에서 기여입학제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정 총장은 “국민에게 대학 재정의 실상을 알리고 조기에 기여입학제 도입 여건을 충분히 조성하겠다”면서 전임 총장의 기여입학제 도입 방침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했다.
그러나 정 총장은 사안의 민감함을 의식한 듯 “가장 중요한 것은 여론인데 아직 국민적 합의가 덜 됐다”며 “기여입학제가 아니라 기여우대제로 해달라”고 주문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재임 기간 중 추진할 과제는 무엇인가.
“우리 학교가 그동안 국내 최고의 명문사학이라는 위상에 만족해 안이하게 대처해 왔다. 학부와 대학원 교육의 질을 한 단계 올리는 한편 앞서 나가고 있는 5∼10개 분야를 집중 지원해 월드리서치센터로 도약시키겠다.”
정 총장은 이를 위해 재정 확충과 분권화, 대학기반시설 확충에 전력하고 차 없는 캠퍼스 조성과 지하공간을 만드는 것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서울대처럼 정원을 줄일 생각은 없는가.
“현실적으로 학부정원을 줄이긴 어렵다. 미국 아이비리그처럼 몸집이 작으면 좋겠지만 우리나라 대학들은 낮은 코스트의 대중·종합 대학체제를 벗어나기 어렵다. 정원은 유지하되 높은 시간강사 의존율을 줄여 나가겠다. 인기 학과와 비인기 학과의 차이가 극심한 것도 문제다. 광역 학부제를 재검토하겠다.”
―거창한 목표를 뒷받침할 재정확충 전략은….
“짜낼 수 있는 아이디어는 다 짜낼 것이다. 특허를 갖고 있는 이공계 교수들의 기술을 발전시켜 기업이나 자치단체의 지원을 이끌어내는 것도 방법이다. 모금 전문가를 활용한 단계적 기금 마련도 준비하겠다.”
―등록금 문제에 대한 생각은….
“우리나라 대학들의 살림이 참 빠듯하다. 국고 보조도 미약한 수준이다. 충분한 대화를 통해 학생들의 요구를 최대한 수용하겠다.”
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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