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예술종합학교 동문들이 결성한 ‘크누아 동문 오케스트라’가 18일 오후 4시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첫 연주회 ‘아주 특별한 콘서트’를 갖는다. 개교 11년째를 맞는 예술종합학교 출신의 풍성한 연주 인력 풀(pool)을 바탕으로, 세계 수준의 앙상블을 쌓아올린다는 야심 찬 계획의 신호탄이다.
세계적으로 동문 오케스트라의 활약은 꽤 눈부시다. 이탈리아가 자랑하는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는 로마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의 동문들이 결성한 악단. 프랑스의 파리 음악원 관현악단도 세계 일류 악단으로 파리 오케스트라, 프랑스 국립 오케스트라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 악단인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도 빈 국립음대 출신들이 중심이 된 실질적 ‘동문 악단’으로 꼽힌다.
일본에서는 1984년 현악 교육가 고 사이토 히데오의 제자들이 ‘사이토 기넨 오케스트라’를 결성했다. 이 악단은 필립스에서 오자와 세이지 지휘로 베토벤 교향곡 6번 등 음반을 내놓으면서 NHK 교향악단이나 도쿄 필보다 한층 높은 국제적 지명도를 누리고 있다.
“학계에서는 ‘순혈(純血)주의’가 비판의 대상이 되지만 오케스트라의 경우 같은 음악적 분위기에서 수업해 왔다는 사실이 앙상블의 통일성 유지에 도움이 됩니다.”
이번 연주회의 지휘를 맡은 정치용 지휘과 교수의 말이다. 그는 “지금은 비상설 악단으로 출범하지만 언젠가 상설 직업 악단으로 개편해 세계수준의 악단으로 도약하는 꿈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 오케스트라에 참여하는 악단원들의 면면도 수준급. 남독일방송(WDR) 교향악단 단원으로 활동한 이지영씨가 첼로 수석으로 참여하는 등 유럽과 미국에서 악단활동 경험이 많은 동문들이 합주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
‘아주 특별한 콘서트’는 드보르자크의 작품만으로 프로그램을 꾸몄다. ‘사육제 서곡’ 작품 92와 첼로협주곡 작품 104, 교향곡 9번 ‘신세계에서’를 연주한다. 첼로협주곡은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이자 ‘정트리오’ 멤버인 정명화씨가 협연한다. 1만∼3만원(학생 5000원). 02-520-8105, 1588-7890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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