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KBS특감 결과 발표 총선후로 또 미뤄

감사원이 이달 10일까지 통보하기로 국회에 약속한 ‘KBS 경영실태 특별감사’에 대한 발표를 총선 후로 다시 미뤄 총선을 의식한 눈치보기가 아니냐는 비판이 다시 나오고 있다.

감사원 고위 관계자는 13일 “KBS 특감 결과를 10일까지 국회에 통보하려고 했지만 KBS측에 질의서를 보내는 등 추가 조사를 하느라 12일에야 감사를 마쳤다”면서 “보완 정리에 시간이 걸려 국회에 특감 결과를 제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당초 감사원은 KBS 경영실태 특감을 청구한 국회에 2월 10일까지특감자료를 제출하기로 돼 있었다. 그러나 보완조사를 이유로 3월 31일까지로 한 차례 연기한 데 이어 국회의 양해를 구해 4월 10일까지 자료를 제출하겠다며 두 번이나 연기한 상태.

감사원은 KBS 특감을 마무리 짓지 못함에 따라 14일 열릴 예정인 감사위원 회의에는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직원들의 대통령 탄핵규탄 시국선언에 대한 특감과 폭설대책 특감만 상정하기로 했다. 다른 관계자는 “의문사진상규명위의 시국선언 특감의 경우도 14일 감사위원 회의가 늦게 끝나거나 보완이 필요할 경우 시국선언 참가자들의 징계수위에 대한 발표가 총선 후로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최근 국회에 공문을 보내 “KBS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해 KBS 특감보고서 제출시한을 지킬 수 없게 됐다”면서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통보했다.

감사원은 최종 결과를 정리해 감사위원회의에 올리려면 이달 말은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윤철(田允喆) 감사원장이 총선 직후인 16일부터 25일까지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세계감사원장회의에 참석하기로 돼 있기 때문.

그러나 감사원측은 “통상적으로 1차 감사 결과가 나오더라도 수정하거나 보완할 일이 있으면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으며 선거를 의식해 일정을 조정한 것은 결코 아니다”고 부인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