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개발]<3>수도권 남부 중심도시, 용인

  • 입력 2004년 4월 13일 19시 06분


《‘난개발’이란 말은 언제부터 사용됐을까. 1993년 준농림지 개발이 가능하도록 국토이용관리법이 개정되면서 보편화됐다. 준농림지에 대한 개발이 허용된 이후 논밭에 이른바 ‘나홀로’ 아파트가 들어서고 도로나 학교가 없는 신도시가 우후죽순처럼 들어선 결과다. 준농림지 개발의 가장 큰 수혜자이자 피해자가 바로 경기 용인시이다. 그러나 최근 용인시는 ‘선 계획 후 개발’ 원칙에 따른 균형 개발로 난개발의 오명을 벗고 수도권 남부 중심도시로의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난개발의 오명=10일 오전 9시경 경기 파주로 성묘를 가기 위해 집을 나선 이모씨(62·용인시 풍덕천동)는 분통이 터졌다. 차로 10분 거리인 경부고속도로 판교IC까지 45분이 걸렸기 때문.

이씨는 “20만명이 사는 수지에서 서울로 가는 도로가 왕복 6차로 1개(국지도 23호)뿐이라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언제까지 이런 불편을 겪어야 하는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현재 경기도에서 택지개발사업이 진행 중인 곳은 57개 지구, 2400여만평. 이는 여의도 면적(250만평)의 9.3배 규모다. 이 중 가장 많은 택지지구가 있는 곳은 용인시로 동백과 죽전 등 10곳에 집중돼 있다.

93년 준농림지 개발이 시작되기 전 용인시의 인구는 19만여명. 그러나 10년 만에 3배 이상인 60만명으로 늘어났다. 최근 5년간 인구성장률은 10.2%로 경기도 평균(4%)을 웃돈 것은 물론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높다.

이 같은 개발의 뒷면에는 만성 교통체증과 학교 부족, 녹지 훼손 등이 자리 잡고 있다. 국지도 23호선은 휴일에도 평균 시속이 25km 안팎이다. 과밀학급 비율은 경기도에서 가장 높고 95년 이후 300여만평의 산림이 사라졌다.

▽자족도시로 부활=지난해 용인시는 동백지구 10개 업체(8902가구)의 아파트 분양 신청을 무더기로 반려했다. 당시 용인시는 동백∼구갈(500m)과 동백∼용인시가지(1.4km) 도로가 완공되기 전에는 사업 승인을 내줄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동백지구 공사 차량으로 인한 지방도 5호선과 국도 42호선의 교통 혼잡을 우려했던 것.

용인시는 또 15년 장기 도시기본계획을 통해 이미 아파트 허가가 나간 곳 등 개발예정지를 제외한 도시계획 지역 가운데 85.6%를 아파트를 지을 수 없는 녹지로 묶었다. 이는 난개발의 오명을 벗기 위한 용인시의 고육책.

대신 용인시는 수지와 죽전지구 등을 자족형 신도시로, 구성과 구갈 동백지구 등을 업무 행정 교육타운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하철 분당선(선릉∼오리)을 죽전∼구성∼구갈∼수원 영통∼수원역까지 연장하고 구갈과 에버랜드를 잇는 경전철(구갈∼동백∼용인대∼명지대∼용인시내, 18.47km)을 도입한다.

분당선 연장전철이 완공되면 하루 상하행선을 합해 19만여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전철 사업은 최근 사업자를 선정한데 이어 다음달 실시설계에 들어간다. 모두 2008년 개통 예정.

1080여개 제조업체가 산발적으로 들어서 환경오염이 심각한 남사면 북리에는 50만평 규모의 공업단지가 들어서고 인근 봉면리에는 47만평 크기의 첨단산업단지가 조성된다.

20여개 골프장이 밀집해 있는 동부지역에는 영상단지 등이 들어서 관광 휴양단지로 개발된다.

용인=이재명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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