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경찰, 선거단속 실적에 급급

  • 입력 2004년 4월 13일 21시 44분


‘연설회장에서 지지를 유도하는 것을 발견하고 뒤따라가 식사 후 계산하는 피의자를 동행해 진술을 확보하고 검거.’

최근 경남 함안경찰서가 선거사범 2명을 처리하면서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검거 경위다. 이들의 검거에는 형사계 직원 10명이 참여했다고 덧붙였다. 이 경찰서 형사계 직원은 11명이다.

경남도 선거관리위원회도 이날 같은 사안에 대해 ‘동문 후보 당선을 위해 금품 수수한 2명 고발’이라는 자료를 내고 언론사에 별도로 연락했다.

경찰과 선관위가 선거사범 적발에 대한 상부의 닦달이 이어지고 인사에도 반영되자 실적 포장과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번 함안 사건의 경우 경찰의 ‘단독 작품’이 아니라 선관위가 위촉한 선거부정감시단이 먼저 적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안군 선관위는 함안 5일장의 후보 연설회에 동원되는 인원이 많다고 보고 10일 오전부터 감시단원 8명을 투입했다.

결국 젊은이들이 모 후보 연설에 맞춰 분위기를 돋우는 현장을 발견하고 이들을 미행, 오후 2시반경 식당에서 7명에게 음식을 대접한 조모씨(24)를 적발한 것.

선관위는 “이들과의 충돌을 우려해 경찰에 협조를 요청했고, 경찰관 3명이 출동했다”며 “선관위로 임의 동행해 조사한 뒤 자료와 함께 오후 7시경 이들을 경찰에 넘겼다”고 말했다.

경남도선관위는 얼마 전 모 후보 부인의 선거법 위반 관련 자료를 돌리고 홈페이지에도 올렸다가 “내용이 과장됐다”는 항의를 받고 수정하는 소동을 빚었다.

경남경찰청은 최근 거제지역 모 후보의 선거운동원 등 3명을 구속하고 1명을 입건하면서 ‘유공 경찰관’을 9명이라고 밝혔고 9일 마산에서 발생한 한 후보의 차량 파손사건에는 ‘5명의 경찰관이 출동해 수사 중’이라는 자료를 내는 등 관련 경찰관 수를 ‘최대화’하고 있다.

창원=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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