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6만원에 ‘외국여행’ 가볼까 ‘풍납동 문화체험마을’

  • 입력 2004년 4월 14일 18시 21분


‘6만원 내고 2박3일의 외국 체험.’

서울시가 서울 송파구 풍납동의 옛 외환은행 합숙소에 만들고 있는 영어 체험시설인 ‘청소년 문화체험마을(조감도)’의 윤곽이 드러났다.

14일 서울시가 밝힌 ‘청소년 문화체험마을 사업개요’에 따르면 체험마을은 11∼13세 어린이와 청소년이 영미권 국가의 생활을 실제로 느껴볼 수 있도록 체험시설 위주로 꾸며진다.

서울시는 5000평 규모의 마을 한쪽에 미국 거리를 조성하고 경찰서와 우체국을 세우는 등 다양한 시설을 짓고 강의식 학습에서 탈피해 실습과 과제 해결, 시뮬레이션 위주의 프로그램을 마련하기로 했다.

▽외국과 똑같은 환경=이 마을에 들어오면 먼저 가상의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마을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듣게 된다. 이를 위해 시는 실제로 폐기된 비행기 동체를 구입할 계획이다.

비행기에서 내리면 3일간 한국어를 쓸 일도, 들을 일도 없다. 입구 1층의 입국심사대를 지나면 ‘서울 속의 외국’이 눈앞에 있다.

먼저 해야 할 일은 은행을 찾아 돈을 환전하는 것. 시는 체험마을에서 모조 달러가 아닌 실제 미화가 쓰일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협의할 예정이다.

달러를 구입했다면 체험마을의 여러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우체국이나 호텔, 경찰서를 찾아가 직원들을 만나고 대중교통과 도서관 시설을 이용할 수 있으며 과일가게나 야외 카페에서 간단한 먹을거리를 즐길 수도 있다. 시설의 직원은 자격증을 가진 원어민 교사들.

외국인 가정의 침실과 주방을 둘러본 뒤 잔디밭에서 바비큐를 해 먹거나 미니 미식축구장에서 럭비를 즐길 수도 있다.

전시관과 역사관 등 전시공간에서 미국과 캐나다, 뉴질랜드 등 영어권 국가의 역사를 배울 수도 있고 미술실, 도예실 등 실습공간에서 실기 공부를 할 수도 있다. 영어노래방, 스티커사진관, 당구장, 게임룸 등 놀이시설도 있다.

잠은 2인1실의 기숙사에서 자게 되며 수용인원은 250여명이 될 전망이다.

▽수익사업 도입 예정=학생 1명이 2박3일 동안 마을에 머무르는 가격은 6만원 안팎이 될 예정. 일요일에는 가족 단위의 관람객에게 개방할 방침.

시는 마을이 개원되는 10월까지 공사비 70억원을 들여 건물 리모델링에 들어가는 한편 미국 교사자격증을 가진 50여명의 원어민 직원을 채용하고, 주한미군이나 영어 관련학과 재학생을 자원봉사자로 유치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또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은행이나 패스트푸드점을 체험마을에 유치해 공간을 직접 꾸미게 하고 광고 수익도 거둔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서울시 체육청소년과 김태균 총괄팀장은 “민간 영역에서는 투자가 불가능한 체험시설을 공공부문이 조성하는 것”이라며 “참가비용은 낮게 책정하되 수익사업을 도입해 재정지원 없이도 운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장강명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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