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역의 정치지형이 바뀌면서 위상이 급격히 하락한 민주당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지 하는 문제 때문이다.
이는 사실상 전국에서 유일한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으로 남아 있는 박광태(朴光泰) 시장의 거취와도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더구나 박 시장이 뇌물죄로 1심에서 징역 2년6월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사실을 감안한다면 이번 선거결과는 참담하기까지 하다는 것이 시 간부들의 얘기다.
정책과 예산이 소속 정당과의 유기적 관계 여부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우리의 현실을 감안한다면 자칫 광주시가 철저하게 고립될 수도 있다는 것.
시의 한 간부는 “이미 5개 자치구 가운데 3개 구청장이 열린우리당으로 당적을 옮긴데 이어 이번 열린우리당 후보들의 압승으로 과연 시가 기댈 곳이 어디인가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고 착잡한 심정을 토로했다.
반면 열린우리당의 입장에서 본다면 지난번 대선 이래 보여 준 광주시민들의 열렬한 지지에 대한 보답 차원에서라도 지역개발의 청사진을 제시해야 할 부담을 지게 됐다. 5·18민주화운동 이래 한국 정치사에서 광주민심이 차지하는 비중과 이번 총선에서 나타난 개혁성향의 표심을 감안한다면 그 ‘화답(和答)’이 필요하다는 것.
이 시점에서 열린우리당과 광주의 가교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염동연(廉東淵·광주 서갑) 당선자의 당선소감은 많은 점을 시사해 준다.
“노무현 대통령이 또 한번 광주에 큰 빚을 졌다. 이제 그 빚을 갚는 의미로 더 큰 애정과 함께 광주를 더 잘사는 도시로 만들 것을 다짐할 때다.”
광주=김권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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