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는 지난 1일부터 시작된 인터넷 수능강의를 위해 지난 2월 이른바 유명학원의 ‘스타강사’ 출신인 이모씨를 영어강사로 선발했다.
이씨는 지난해부터 서울의 ㅋ학원과 인터넷교육사이트 등에서 강의하면서 학원 광고 등에 자신의 학력을 △영국 캠브리지 영문과 졸업 △미국 샌디에고, 호주마틴 영어학 석사 △영국 캠브리지 어학원 강사 출신 등으로 소개했다.
그러나 이씨가 EBS의 강사진에 합류하면서 학원가에는 “이씨가 학력을 속이고 EBS에 들어갔다”는 소문이 나돌기 시작했다.
소문의 골자는 이씨가 캠브리지 영문과가 아닌 국내 지방대 프랑스어문학과를 졸업했고 외국대학의 석사 학위도 없다는 것.
이에 대해 이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주변에서 나를 음해하려 퍼뜨린 헛소문으로 국내 재학 중 교환장학생으로 캠브리지에서 2년6개월간 공부해 학위를 받았고 이를 증명할 자료도 있다”고 반박했다.
ㅋ학원 원장도 “이씨는 캠브리지에서 영문학 학사, 미국 산호세 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았고 국내 대학은 학위를 따기 위해 대학원만 다닌 것으로 안다”고 이씨를 옹호했다.
그러나 확인 결과 이씨와 원장의 말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가 졸업한 지방대 관계자는 “이씨는 93년에 우리 대학 프랑스어문학과에 입학해 4년간 정상적으로 다녔다"며 "우리 학교엔 교환학생 제도 자체가 없는데 (학교에서)캠브리지를 보냈다는 것이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되자 이씨는 “졸업하지는 않았지만 방학 중 캠브리지를 오가며 공부했다. 미국과 호주에서는 석사가 아니라 (한국식으로)어학연수코스라고 말 할 수 있는 과정을 이수했다”면서 “학력이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말 못할 사정이 있었다”고 말을 바꿨다.
학원측도 광고와 홈페이지 등에 올라있는 이씨의 학력을 곧바로 삭제한 뒤 “학원가의 관행상 외국에서 유학했다는 이씨의 말을 그대로 믿을 수 밖에 없었다”면서 “현재 졸업장 제출을 요구했고 확인 후 조치할 계획”이라고 입장을 바꿨다.
한편 EBS측은 “이씨가 제출한 이력서에는 외국학위 관련 내용은 없고 최종학력이 국내 지방대 프랑스어문학과 졸업으로 돼있다"면서 "캠브리지는 잠깐 어학연수를 다녀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또 프랑스어문학과 출신인 이씨를 영어강사로 채용한데 대해서도 "강사 모집에 전공제한이 없었고 이씨는 테스트 결과 실력이 뛰어나 선발됐다"고 밝혀 이씨의 채용에 일단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허위학력 얘기는 우리도 나중에 들었다" 면서 "실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교사로서의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면 강사 채용을 재고해 볼 수 밖에 없는게 아니냐. 현재 어떻게 조치할지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교육부 관계자는 "수능강사의 선발 및 관리는 전적으로 EBS의 책임"이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이씨가 평소 자신의 학력을 속여온 것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EBS에 연간 200억원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는 교육부도 일정부분 책임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시작된 EBS 인터넷 수능강의에 참여하고 있는 외부강사는 모두 51명으로 출신별로는 학원강사 28명, 학교교사 21명, 대학교수 2명 등이다.
조창현 동아닷컴기자 cch@donga.com
강지용 동아닷컴기자 youngkang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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