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경찰서에 따르면 20일 오전7시40분경 윤락업주 박모씨(41)가 강력계장실로 찾아와 "무리한 수사를 당장 중단하라"며 준비해 온 라이터 기름을 머리에 붓고 불을 붙여 얼굴에 3도 화상을 입고 한강성심병원으로 실려갔다.
용산역 부근에서 10년여간 윤락업소를 운영해 온 박씨는 "용산서 강력계장 등이 근거도 없는 얘기를 듣고 내가 마약을 투약했다고 몰아세우는가 하면 동네 주민 10명이 하고 있는 계를 조직폭력배, 범죄단체로 엮어 넣으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22일 병원에서 '지난 10년간 용산서 전·현직 경찰관들에게 수만~수백만원씩 금품을 제공했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해 언론에 공개했다.
박씨가 공개한 진술서에는 용산서 전·현직 경찰관 7, 8명의 이름과 사건 청탁 내역, 명절이나 여름휴가, 회식비용 명목으로 금품을 제공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용산서 관계자는 "그동안 오래 있었던 직원들의 경·조사가 있을 때 업자들이 인사한 것이지 상납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한풍현 용산서장은 "최근 박씨 등이 다른 업주들에게 윤락녀 1인당 화대 중 1만5000원씩을 갈취해 왔다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 중이었는데, 수사망이 좁혀지자 오히려 경찰을 협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서장은 "박씨의 금품제공 주장에 대해 자체 조사를 벌여 사실이 확인될 경우 엄중히 문책하겠다"며 "그러나 박씨에 대한 수사는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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