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입시 모의논술고사 답안평가 2

  • 입력 2004년 4월 22일 20시 13분


■답안2

산업혁명은 인류에게 다양한 사회변화를 가져다 주었다. 그 중 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대량생산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러한 생산력의 획기적인 증가로 생산물을 팔아 자신의 다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시장이 형성되었다. 시장체계의 생성과 발달로 인해 인간은 외부의 간섭을 받지않고 좀 더 자유로이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게 되었다. 또한 기술은 교통의 발달에도 영향을 주었다. 1800년대 까지만 하더라도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시간적 거리는 3일이었으나, 오늘날에는 2시간 가량밖에 되지 않는다. 그리고 과거에는 존재조차 알지 못하였던 나라들을 쉽게 오갈수 있게 되었다. 위에서 알 수 있듯이 기술의 발달은 인간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그 영향들이 인간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고 삶의 질을 높여준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가져야 한다.

과거에 인류는 자연과 더불어 살며 자신에게 필요한 것만 생산하는 자급자족의 삶을 살았다. 그러다 자신이 생산 할 수 없는 것이 있을 때는 이웃과 교환하는 물물교환 방식을 가지고 살았었다. 이 당시에는 자신의 필요 이상의 물건을 생산하지 않았기 때문에 남김이란 없었다. 그리고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행동하는 개인이기주의도 지금보다 많지 않았다. 그러나 기술의 발달은 개인의 욕망을 무한히 자극하였고, 오직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인간을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처럼 무한히 제조하였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기 때문에, 사회는 점점 삭막하고 각박해져가고 있다. 그리고 두레, 향약, 품앗이 같이 우리 조상들의 공동체적 삶의 모습을 더 이상 우리 곁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이처럼 기술은 우리에게 물질적 풍요를 가져다 주었을 뿐, 인간이 개인이기 이전에 한 사회를 구성하는 공동체라는 것을 망각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기술은 교통의 발달을 가지고 왔다. 이 발달은 먼 거리를 더욱 가깝게 만들었다. 지리상 거리가 어느 정도 이던지, 시간적거리만을 중시하는 풍토를 가지고 왔다. 현재 우리 사회에 만연한 ‘빨리빨리문화’도 시간적거리만을 중시하는 풍토에 기초하여 생겨난 것 이다. 이 풍토로 인하여 개인에게 수치상으로 볼 수 있는 많은 시간적 이익을 가져다 주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이익 뒤에는 숨겨진 많은 손해들이 있다. 법정스님의 ‘무소유’의 한 구절을 인용해 본다면, 사람은 버스 속에서 차창밖으로 재빨리 지나가는 먼 풍경을 볼 수 있어도, 천천히 걸을 때 볼 수 있는 길가에 핀 작은 꽃 한송이를 보는 즐거움을 느낄수 없다. 라는 구절이 있다. 이는 우리가 시간의 단축을 중시한 나머지 천천히 행동할 때 얻을 수 있는 이익을 경시한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것이다.

이처럼 기술의 발달은 우리에게 물질적 풍요, 시간상의 이익 등 많은 것을 주었다. 그러나 우리는 눈에 보이는 이익 챙기기에 급급한 나머지 그 이익 뒤에 숨어있는 많은 손실들을 생각지 못하고 있다. 기술은 우리에게 이익을 주기는 하였지만, 오히려 인간을 더욱 억압하고, 물질, 시간의 노예로 전락시켰다. 이를 생각해 본다면 법정스님처럼 무소유, 느림의 미학으로 돌아감으로서 본디 자연 그대로의 인간 모습을 찾는 것이 어떠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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