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길경사, ‘교차로用 보행자신호기’ 개발

  • 입력 2004년 4월 23일 18시 07분


40대 경찰관이 3년의 연구 끝에 개발한 ‘맞춤형 보행자 신호기’가 전국의 외곽도로에 설치된다.

이 신호기는 차량의 교차로 통과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23일 충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청은 김태길(金泰吉·43·충남지방경찰청 교통과) 경사가 개발한 이 신호기를 7월 말까지 경기 전남 경남 등 전국 9개 지방경찰청 관내 외곽도로 몇 곳에 시범 설치해 본 뒤 전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 신호기는 보행자가 직접 버튼을 눌러 횡단보도 신호를 받도록 한 것으로, 차량들이 자동신호 때문에 보행자가 없는 횡단보도에서 기다리지 않게 하는 것이 주 목적이다.

가장 큰 장점은 연동시스템에도 적용할 수 있어 교차로에도 설치할 수 있다는 것.

김 경사는 2001년 5월 500억원을 들여 지능형 교통신호시스템(ITS) 도입을 검토하던 대전시에 이런 기능을 갖춘 신호기를 설치하자고 제안했으나 ‘보행자 신호기는 기본적으로 연동시스템과 조화를 이룰 수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한 뒤 본격 개발에 착수했다.

그는 신호기를 연동시스템에 유연하게 감응할 수 있도록 바꾸면 연동시스템을 끊지 않고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전기전자 분야 학원강사를 지낸 경험과 신호기 프로그래머를 쫓아다니며 끊임없이 자문을 한 결과였다.

새 신호기 시스템은 또 고장 나면 중앙컴퓨터를 통해 고장 접수가 되는 동시에 본래의 자동작동 신호로 환원되도록 고안됐다.

김 경사는 “이제 보행자도 없는 교차로에서 신호 때문에 시간을 낭비해야 하느냐는 민원인들의 항의 전화에 시달리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대전=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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