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범죄 예방" 아줌마들 뭉쳤다

  • 입력 2004년 4월 26일 23시 13분


경북 군위군 소보면지역 30∼50대 여성 14명으로 구성된 여성자율방범대가 지역에서 범죄를 예방하고, 각종 봉사활동까지 적극적으로 벌여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2002년 4월 발족한 이 여성자율방범대는 현재 군위경찰서 중앙지구대 소보치안센터 소속으로 2년 동안 지역 내에서 야간순찰 활동 등을 계속해 부족한 경찰력을 메우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

특히 영농철인 요즘도 대원들은 피곤한 몸을 이끌고 손전등과 경찰봉 등을 들고 매일 오후 8시부터 2∼3시간 정도 번갈아가며 관내를 순찰하고 있다.

대원들은 지난달 지역 내 공사 현장에서 철근 등을 도난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된 이후 소보면 송원리 하천부지 공사장 등을 돌며 순찰을 강화하고 있고, 술에 취한 주민들을 발견하면 안전하게 귀가토록 조치한다.

지난해 7월 일선 경찰조직이 지구대 체제로 개편돼 소보파출소가 소보치안센터로 바뀌면서 직원 수가 7명에서 3명으로 줄고, 치안센터에 상주하는 경찰관은 1명(나머지 2명은 상시 순찰)에 불과해지면서 여성자율방범대의 역할도 좀더 중요해졌다.

소보치안센터 정태호 경사(54)는 “요즘 농번기라서 짬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나 여성방범대원들은 계속 야간순찰을 돌고 정기 음주단속 등에도 참여해 부족한 경찰력에 상당한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자율방범대는 각종 범죄 예방에 기여한 점 등을 인정받아 올해 2월 경북지방경찰청장으로부터 감사장을 받기도 했다.

또 대원들은 지역에서 각종 체육행사와 경로잔치 등이 열리면 자발적으로 나서 교통정리를 하고, 도우미 역할을 하며 불우 이웃을 돕는데도 앞장서고 있다.

대원들은 올 1월 일찍 부모를 잃고 힘들게 학업에 열중하고 있는 황모군(16)의 사연을 듣고 생필품과 김치 등을 전달했으며, 지역 내에 혼자 사는 노인들을 자주 방문해 돌봐주기도 한다.

여성자율방범대장인 김영숙씨(50·소보면 위성리)는 “대원들이 제복을 입고 나타나면 주민들이 다소 경직된 반응을 보이는데 경찰이 아니라 자원봉사자로 생각해 편하게 대해주면 좋겠다”며 “대원들이 사생활을 희생하고 지역을 위해 봉사하는 것에 대해 고마움을 느낀다”고 밝혔다.

군위=최성진기자 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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