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행사를 주최한 ‘오크우드 여성클럽(OWC)’은 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여성들이 만든 친목단체. 이들 대부분은 주한 외국기업 간부로 재직하는 남편을 따라 한국에 온 가정주부이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기업이나 단체들이 자선행사를 여는 경우는 많지만 외국인 가정주부들이 ‘거주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자선활동에 나서는 경우는 흔치 않다. OWC 회원은 미국인이 80% 이상이고 유럽, 중국 출신이 20% 정도.
한 아파트에 살면서 한글 배우기, 한국음식 만들기, 문화유적 탐방 등의 행사를 가져 온 이들은 이달 초 ‘뭔가 한국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자는 데 의견을 모으고 이 행사를 준비했다. 아이들에게 줄 선물은 남편들에게 ‘압력’을 넣어 기증받았다.
초청대상 섭외 등 실무 준비를 주도한 위니 호크세마와 재니스 스트렁크는 “아줌마들끼리 모여 한국생활에 대한 수다를 떨다가 ‘좋은 일’을 해보자고 의기투합했다”면서 “내년부터는 불우아동뿐 아니라 노인, 장애인들로 대상을 넓혀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지원한 주한미국부인회(AWC)의 엘레노어 포저 이사는 “우리 애들과 남편도 행사에 참가해 즐겁게 놀았다”면서 “한국인과 접촉할 기회가 적은 외국인 가정주부들이 이런 자선행사를 통해 한국을 알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들은 “한국 가정주부들은 자녀 교육에는 열정적이지만 사회 자선활동에는 소극적인 듯하다”면서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에서도 한국 아줌마의 ‘파워’를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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