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아직 대학을 졸업하기 전의 일이다. 수업 도중에 갑자기 밖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 교원단체들이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학생들의 ‘인권보호’ 차원에서 반대한다는 것인데 정작 그 시위로 인해 학생들의 ‘수업권리’가 침해되고 있었으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었다. 자신들의 요구안을 관철시킨다는 이유로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특히 학교에서는 학습권을 철저하게 배려하고 보호해 줘야 한다. 음식배달 오토바이 소음까지 규제하고 있는 것이 바로 학교이며 그만큼 소음규제를 철저히 해야 할 이유가 있다고 본다. 적어도 학교와 주거지역에서는 경찰 당국이 추진하는 대로 65dB 이하로 소음을 확실히 규제해야 한다. 소음규제 기준은 더욱 강화해야지 이를 완화해선 안 된다고 본다.
갈태웅 회사원·경남 창원시 신월동
▼집회 시위문화 한층 성숙해지는 계기 되길▼
주거지역에서 나타나는 가장 큰 생활 스트레스 중의 하나가 ‘소음’이라는 사실에 대다수 주부들이 공감할 것이다. 선진국일수록 도시가 조용하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하다. 대형차량의 경적소리, 확성기를 크게 틀고 주택가를 누비는 각종 판매 차량의 소음 등으로 깜짝깜짝 놀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아이들 학교 앞도 시끄럽기는 마찬가지다. 여기에 시위소음까지 가세하면 정말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 된다. 어쩌다 관공서에 볼 일이 있어 가보면 그 앞에서 이익단체들이 확성기를 틀어놓고 벌이는 시위 소리에 귀가 멍멍할 정도다. 시위공화국이란 소리가 나올 만하다. 아무리 집회 및 시위의 자유가 보장된다고 하나 대다수 국민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는 마땅히 규제돼야 한다. 차제에 우리나라의 집회 시위 문화도 한층 더 성숙해졌으면 한다.
황성희 주부·서울 노원구 공릉동
▼시위 규모-성격 따라 좀더 세분화된 기준을▼
집회와 시위의 목적이 아무리 정당하다고 해도 이로 인한 소음이 인근 지역이나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거나 불편을 끼친다면 자제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경찰 당국은 주변 사람에게 끼치는 불편을 줄이기 위해 각종 시위 때 주거지역과 학교 주변에서는 65dB, 그 외의 지역에서는 80dB로 최대 소음수준을 정해 규제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집회의 규모와 성격에 따라 소음 수준은 다를 수밖에 없다. 100명이 벌이는 시위와 1만명이 벌이는 시위는 소음에 차이가 날 수밖에 없지 않은가. 이를 무시하고 주변지역에 미치는 소음 크기만을 기준으로 시위를 제한하는 것은 무리라고 본다. 경찰은 소음을 일률적으로 규제하기보다는 시위의 규모와 성격에 따라 좀 더 세분화해서 소음을 규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손창현 대학생·서울 구로구 개봉동
▼권력남용땐 국민의 소리 전달할 수 있어야▼
국회의원들의 ‘아니면 말고’식 폭로가 난무할 때마다 ‘면책특권 폐지’가 거론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이 그것을 섣불리 요구하지 못하는 것은 면책특권이 일정 부분 부작용은 있을지언정 권력으로부터 국민의 대표를 보호해 행정부를 견제하는 데 꼭 필요한 제도라는 인식 때문이다. 시위도 비슷한 맥락에서 봐야 한다. 물론 시위 때 발생하는 소음이 국민에게 불편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시위를 하게 되는 상황과 원인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당장 시위 때 시끄럽다는 이유로 이를 규제할 경우 힘 없는 서민이 자신들의 억울함을 호소할 마지막 수단을 봉쇄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 때로는 국민의 힘을 결집해 권력 남용을 막아야 할 일이 생길 수도 있다.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을 태울 수 없지 않은가. 시위 소음규제는 해서는 안 될 일이다.
유병양 회사원·충북 청주시 복대동
다음 주 ‘독자토론마당’의 주제는 ‘아파트 등급제 도입 논란’입니다. 건설교통부는 26일 내년 하반기부터 소음 유해물질 외부조경 건물구조 등 각 부분의 성능을 등급으로 표시하는 ‘주택성능 표시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건설업체는 입주자 모집공고나 분양공고 때 성능등급을 반드시 표시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물량’ 중심이던 주택시장이 ‘품질’ 위주로 전환될 수 있고 소비자의 알 권리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환영하는 의견이 있습니다. 반면 이 제도가 아파트 고급화 경쟁을 촉발해 분양가 인상을 부추기고 등급을 정하는 정부 부처의 과도한 규제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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