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경북대병원에 따르면 서모 할머니(75·대구 서구 내당동)가 최근 병원을 찾아와 “35년 전 자궁수술을 받았으나 당시 가정형편이 어려워 수술비 가운데 절반만 내고 입원해 있던 중 병원에서 몰래 빠져 나와 달아났다”며 500만원을 내놓고 갔다.
서 할머니는 “당시 심한 하혈을 견디지 못해 경북대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지만 수술비를 제대로 지불하지 못한 일이 늘 마음에 걸렸는데 이제야 빚을 갚게 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대병원 김병호 원무과장(49)은 “서 할머니는 당시 자궁외 임신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할머니가 병약해 보여 ‘차라리 그 돈으로 건강검진을 받으시는 게 어떻겠느냐’고 권했지만 눈물까지 글썽이며 ‘돈을 받아 달라’고 하소연해 어쩔 수 없이 받았다”고 말했다.
병원 측은 할머니가 뒤늦게 갚은 수술비를 불우이웃을 돕는 데 사용하기로 했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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