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 개통 한달]전국 ‘반나절 시대’… 생활이 바뀐다

  • 입력 2004년 4월 29일 18시 42분


전국을 ‘반나절 생활권’으로 바꿔놓은 고속철이 여행 레저 출퇴근 부동산시장 쇼핑 등 각 분야에서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업종과 직업, 지역 등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당일치기 여행객 급증=고속철이 개통된 1일 이후 부산지역 연안여객선회사들은 허리를 펴고 있다. 한국해운조합 부산지부에 따르면 하루에 남해의 섬까지 구경하고 돌아가는 수도권 여행객으로 주말 승선인원이 37%가량 늘었기 때문.

조합 관계자는 “장승포 옥포 고현 등지를 오가는 주말 승선객 15%가 수도권 거주자로 나타났다”며 “이는 고속철 개통 이전의 5%에 비해 크게 높아진 수치”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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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치기 여행은 숙박업소에는 반갑지 않은 변화. 객실 120여개 규모인 부산 아리랑호텔은 최근 들어 손님이 크게 줄어들자 방값을 13만원에서 5만7000원으로 내려 손님 유치에 나섰다.

▽충청권 골프장 회원권 상한가=충청권 골프장 회원권은 최근 30% 안팎으로 올랐다. 막힌 도로를 뚫고 수원이나 기흥의 골프장에 가는 것보다 고속철을 타고 충청권 골프장으로 가는 게 훨씬 빠르고 편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남해안 골프장을 겨냥한 상품도 등장했다. 고속철도본부 마케팅팀 관계자는 “여행사와의 계약으로 전남 무안, 전북 신태인, 경북 경주, 부산지역 골프장 이용 상품을 내놓았는데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여행사들이 2만5000원가량만 내면 빈손 여행이 가능하도록 골프채를 택배로 옮겨준다.

▽서울로 가는 원정 쇼핑객 증가=롯데백화점이 고속철 개통 이후 명동점의 자사카드 사용 고객을 분석한 결과 천안과 아산지역 고객이 40%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백화점 이선대 홍보과장은 “앞으로 천안과 아산지역 고객은 일정 금액을 구입할 경우 일부 교통비를 되돌려주고 단체고객을 위해 콜밴 등을 철도역과 백화점간에 운영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역에 입점해 있는 갤러리아백화점 콩코스점은 28일 1·4분기 영업 분석결과 고속철 개통 이후 판매액과 고객 수가 각각 4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기타 변화=삼성물산 LG상사 SK네트웍스 등은 영업직원의 1박2일 출장을 당일 출장으로 바꾸고 비행기 대신 고속철을 이용하게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6월부터 LCD총괄 사업본부 중 연구개발과 영업을 제외한 모든 스태프 조직을 기흥에서 충남 아산시 탕정면으로 옮긴다. 임원들의 경우 고속철을 이용하면 출퇴근이 가능하기 때문.

부산 수영구청은 고속철 승차권을 제시할 경우 광안리해수욕장과 민락동 횟집에서 모든 품목을 10% 할인받을 수 있도록 마케팅을 펴고 있다.

전남 목포의 씨월드고속훼리㈜는 고속철 고객에 대해서는 목포∼제주 여객선 요금을 30%가량 할인해 준다. 철도청은 여객선 이용객이 고속철을 탈 경우 요금의 25%를 깎아 준다.

대전=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고속철 개통 1개월 고속·일반열차 수송실적
구 분K T X일반열차
경부선호남선소계경부선호남선소계
1일평균승객(명)5만90001만20007만10008만40002만300010만7000
1일평균승차율(%)6638607658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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