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 개통 한달]하루 7만명 이용… 역방향 좌석 논란

  • 입력 2004년 4월 29일 18시 42분


다음달 1일로 개통 한 달을 맞는 고속철도(KTX)가 기능과 서비스 측면에서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비행기나 고속버스 등을 이용해온 부산 대구 광주 등지 여행객이 꾸준히 KTX로 몰리고 있다. 하지만 서울∼천안 구간은 고속버스 이용객이 늘어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월수입 660억원=29일 철도청에 따르면 KTX는 1∼27일 모두 211만3000명을 실어 날랐다. 경부선 이용객은 175만8000명, 호남선은 35만5000명이었고 승차권 판매 수입은 660억9700만원이었다. 한편 같은 기간 새마을호와 무궁화호 등 일반 열차 이용객은 318만9000명이었다. 평균 승차율은 KTX가 60%, 일반열차가 71%였다. 일반열차는 특정 시간대에 입석 승객이 많아 ‘콩나물철’이 되기도 한다.

▽역할 분담=같은 기간 항공기 이용객은 하루 평균 1만2705명으로 개통 전(올 1∼3월 기준) 2만2188명에 비해 43%가량 줄었다. 고속버스 승객도 서울∼부산 구간이 개통 전에 비해 35.4%, 서울∼광주 구간은 25.3%, 서울∼목포 구간은 20% 줄었다. 하지만 서울∼천안 구간은 KTX가 천안아산역에 자주 서지 않는 데다 새마을호와 무궁화호 운행이 줄어든 탓인지 고속버스 이용객이 9.2%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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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어드는 고장=10분 이상 열차를 지연시킨 차량 고장은 1일 3건, 2∼4일 매일 2건, 10일 4건 등 19건이었다. 고장 원인은 전자파 등으로 인한 전류 공급 불량으로 생긴 부품 파손. 철도청이 전문 관리팀을 조직해 보수작업을 한 4월 중순 이후 고장 횟수는 크게 줄었다. 1∼15일 보름동안 17건이나 일어난 고장이 15일 이후 2건으로 줄었다.

여행업계에서는 한류열풍과 KTX를 연계한 관광 상품을 내놓고 있다. KTX를 타고 남도 관광벨트, 부산권 등을 여행하는 동남아 관광객이 늘어나는 추세다.

▽숙제=KTX는 30년간 탑승률 80%선을 유지해야 빚을 갚을 수 있다. KTX가 적자를 면치 못하면 그 부담은 어떤 형태로든 국민에게 고스란히 전가될 수밖에 없다.

또 역방향 좌석, 터널 소음 등 문제점은 당장 해결되기 힘들다. 철도청은 다음달 30일까지 설문조사와 역방향 좌석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역방향 좌석 개조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역방향 좌석 개조에 필요한 시간은 45개월, 비용은 1284억원이다. 철도청은 차량의 소음 방지 기능을 강화하고 터널에 흡음제를 붙여 소음을 줄이기로 했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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