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교육청 기영도 총무과장(57·사진)은 1995년 한올요리봉사회에 가입해 휴일이면 충북 음성군 꽃동네를 비롯해 재활원, 소년의 집 등을 찾아다니며 음식을 만들어 주는 등 불우한 이웃을 돌봐 왔다.
그는 빈농 가정에서 4남1녀의 맏이로 태어났기 때문에 어린 시절에는 맘껏 먹어 보는 것이 꿈일 정도로 배고픔이 뼈에 사무쳤다. 기 과장은 2000년 조리학원의 중국요리과정을 마친 뒤 각종 재활원과 어린이시설 등지를 찾아다니며 직접 자장면을 만들었다. 어린이들이 자신이 만든 자장면을 먹는 것을 볼 때마다 그는 어린 시절을 떠올리곤 했다.
기 과장은 또 형편이 어려운 부하 직원에게 1년이 넘게 매달 쌀 1가마를 보내고 월급을 털어 병원비를 보태주는가 하면 모금운동을 펴는 등 베푸는 삶을 실천해 왔다. 4월 초 그는 심한 복통을 느껴 병원을 찾은 결과 췌장암 중기 판정을 받았다. 기 과장은 “내가 만든 음식을 맛보며 행복해 하던 사람들의 얼굴이 눈에 선하다”고 말했다. 그는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못 다한 일들을 하고 싶다”며 투병 의지를 다지고 있다.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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