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는 최근 부산∼거제간 연결도로(가칭 거가대교)의 접속도로 중 하나인 거제 농소∼유호 구간에 대한 기본설계 평가에서 93.69점을 받은 삼성중공업 컨소시엄을 1위로 선정했으나 91.16점을 받은 한신공영컨소시엄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앞으로 가격개찰(응찰가격 공개) 등이 남아있지만 설계와 시공을 일괄 계약하는 ‘턴키(Turnkey)’ 방식은 설계평가의 비중이 가장 높아 삼성컨소시엄이 공사를 수주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컨소시엄에는 대우와 대저토건 등 4개사, 한신컨소시엄에는 금강종건과 삼부토건 등 4개 업체가 참여했다. 이 도로의 공사금액은 765억원.
한신공영은 30일 “경남도의 입찰 진행이 공정성을 잃었다”며 창원지법에 ‘입찰절차 진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데 이어 경남도로부터 기본설계 평가결과를 통보받은 조달청에도 5월 3일로 예정된 가격개찰을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감사원에도 진상규명을 요구할 계획이다.
한신 측은 “입찰안내서의 설계서 작성지침에는 ‘사용글자를 11포인트 기준으로 한다’고 돼 있으나 삼성컨소시엄은 이 보다 작은 글자인 9.5포인트로 작성해 기재내용을 20%가량 늘렸다”며 “그런데도 경남도는 감점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삼성이 11포인트로 작성했다면 250쪽 기준인 기본설계보고서는 35쪽, 공사관리계획서는 21쪽, 기본설계요약보고서는 4.2쪽을 각각 초과한 만큼 쪽수 초과에 따른 감점기준을 적용해 감점해야 한다는 것이 한신 측 주장이다.
한신 관계자는 “설계서 작성 뿐 아니라 평가위원 10명 가운데 삼성 측에 유리한 인사가 일부 포함된 것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경남도는 “사용 글자는 11포인트를 기준으로 하되 크기와 글자체는 입찰자가 조절할 수 있고 감점대상도 아니다”며 “평가위원 역시 무작위로 선정해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창원=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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