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자치단체들이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돈이 되는 수익사업에 앞 다퉈 뛰어들고 있다.
과거 골재채취나 관광지 운영 등 소극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 특산물이나 자연자원 등을 활용해 고부가가치사업을 발굴하고 다른 지역과 차별되는 ‘나만의 상품’으로 열악한 지방재정을 살찌우고 있다.
전남 보성군은 220여 농가가 518ha에서 녹차를 재배해 전국 녹차 생산량의 40%(연간 4830t)을 차지하는 국내 최대의 녹차 산지다.
군은 ‘다향(茶鄕)’ 이미지를 살려 1998년부터 해수녹차탕, 녹돈(綠豚), 녹우(綠牛), 녹차된장, 녹차국수, 녹차김치 등 녹차 관련 상품을 개발해 연간 1130억원을 벌어들인다.
지하 암반층에서 뽑아 올린 해수에 녹차를 풀어 목욕을 즐기는 해수녹차탕은 지난해에 35만명이 다녀갔고 수입도 16억7000만원이나 돼 군 재정의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충북 보은군은 3년 전부터 추진해온 ‘황토(黃土) 명품화 사업’으로 재미를 보고 있다. 황토와 관련해 8건의 특허와 상표, 의장등록으로 권리를 확보한 보은군은 지난해 지압용 황토볼(ball) 5억원, 황토비누 5000만원어치를 팔아 1100만원의 로열티(매출액의 2%) 수입을 올렸다.
김정운(金定雲) 보은군 재산관리담당은 “올해 전문생산단지에서 황토제품이 출시되면 연간 1억5000만원의 세외수입이 기대된다”며 “전국 주요 도시에 직영매장도 개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구 4만6000명에 재정자립도가 12%에 불과한 전남 함평군은 나비를 소재로 한 각종 수익사업으로 대박을 터뜨렸다. 1999년부터 ‘나비 축제’를 개최하면서 ‘나르다(Nareda)’란 캐릭터를 개발한 이후 상품디자인 58품목 223종을 출시해 4년간 27억3000만원을 벌었다.
해변 모래사장에 6홀 규모의 미니 골프장을 만든 강원 삼척시는 개장 4년째인 지난해 6억원의 영업수익을 올렸다. 군부대가 만들어 놓은 비포장 비상활주로에 잔디를 입히고 그린을 만드는 등 노력을 기울인 결과 동해안의 명소가 됐다.
이규환(李圭煥·중앙대 행정대학원장) 한국지방자치학회장은 “자치단체들이 자체적으로 수익을 창출하지 않으면 뒤쳐질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지자체 주식회사’를 방불케 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춘천=최창순기자 cschoi@donga.com
청주=장기우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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