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3시경 전남 곡성군 오곡면 A씨(63·농업) 집 창고에서 A씨의 부인 B씨(62)가 극약을 마시고 신음중인 것을 A씨가 발견,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A씨는 경찰에서 "낮잠을 자고 일어나 보니 아내가 창고에서 구토를 하며 신음하고 있었다"면서 "아내가 '제초제를 마셨다'고 해 119구조대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결과 숨진 B씨는 5일 오전 직접 딴 산나물을 팔기 위해 시장에 갔다 돌아오는 길에 지갑을 잃어버린 것을 두고 심하게 자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갑에는 3남2녀의 자녀들이 틈틈이 준 용돈과 어버이날을 앞두고 2일 찾아온 둘째아들(38)이 건넨 돈 등 30여만원이 들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시장에서 소주 3병과 라면을 사가지고 버스에서 내린 뒤 마을 앞 버스정류장에서 짐을 정리하다 지갑을 잃어버린 것으로 밝혀졌다.
B씨가 잃어버린 지갑은 이날 오후 마을 주민이 주워 병원으로 가져갔으나 B씨는 끝내 숨을 거뒀다.
남편 A씨는 "지갑을 잃어버리고 낙담하는 아내에게 '다 잊어버려라'고 달래기도 했지만 '그게 어떤 돈인데…'라며 안타까워했다"고 말했다. B씨는 92세의 시어머니를 극진히 봉양하는 등 효부로 알려졌다.
곡성=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