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부모님과 함께 서울 용산에 있는 전쟁기념관을 찾아갔다. 6·25전쟁과 베트남전쟁 등에서 싸우다 숨진 전사자들의 명단이 적힌 석판이 눈에 들어왔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그분들을 생각하니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석판 아래가 너무 지저분해 눈살이 찌푸려졌다. 오래돼 색이 바래고 먼지가 뿌옇게 내려앉은 조화 바구니들이 놓여 있었다. 예쁜 것은 고사하고 아무런 정성도 느낄 수 없었다. 내가 호국영령이더라도 반가울 것 같지 않았다. 비용 때문에 조화가 불가피하다면 먼지가 쌓이지 않도록 잘 관리하든지 아니면 단 한 송이라도 정성이 담긴 꽃을 드려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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