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 인사이드]서울시 승용차 이용 억제정책

  • 입력 2004년 5월 19일 18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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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으로 출근하는 박모씨(34)는 요즘 운전하기가 두렵다. 기름값도 문제지만 삼일로 중앙버스전용차로제 시행 등으로 승용차 통행이 더 불편해졌고 주차장도 점점 줄어드는 것 같기 때문이다.

박씨는 “아예 차를 몰고 다니지 말라는 거냐”고 불평을 터뜨렸다.

이에 대한 서울시의 대답은 ‘그렇다’는 것이다.

승용차 운전자에게 계속 불편을 줘 도심에서의 승용차 운행을 포기하게끔 하겠다는 것이 서울시의 교통대책이다.

시는 지속적으로 승용차 이용 억제 정책을 펴 2006년까지 승용차 수송분담률을 현재 26.9%에서 18.7%로 떨어뜨리고 대중교통은 60.6%에서 70.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강화되는 승용차 억제=현재 서울시는 승용차 억제 정책으로 남산 1, 3호 터널 혼잡통행료 징수, 승용차 자율요일제, 도심과 신촌 영등포 등 교통 혼잡지역에 부설주차장 설치를 제한하는 주차상한제 등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2005년부터는 승용차 이용을 직접 억제하는 교통수요관리 정책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혼잡지역이나 시설에 대한 교통량을 강제로 제한하는 ‘혼잡특별관리구역제도’를 시행하고 혼잡통행료와 주차상한제 등을 확대할 계획이다.

시는 이에 따라 올해 7월까지 폐쇄회로(CC)TV 171대를 시내 주요 지점에 설치하고 이후 CCTV와 단속요원을 통해 불법 주정차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시행하면서 대중교통 이용 캠페인을 벌일 방침이다.

그러나 자동차 운행을 강제로 제한하는 ‘극약 처방’은 우선 검토 대상에서 제외됐다.

▽승용차 억제 왜 하나=서울시는 운전자들의 원성을 사더라도 승용차 억제 정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윤희천 교통수요관리팀장은 “자동차가 폭발적으로 느는 상황에서 도로 건설 등 공급 위주의 정책은 한계가 있다”며 “서울시는 1990년대 이후 꾸준히 수요관리 정책을 펴 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는 2000년대 초까지의 수요관리 정책은 대중교통 여건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일방적이거나 캠페인 위주여서 한계가 있었다고 평가한다.

따라서 7월 1일 대중교통 체계가 개편되면 승용차 이용자가 대중교통으로 전환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윤 팀장은 “중앙버스전용차로제와 지선 간선노선 도입으로 대중교통의 속도를 승용차보다 높이고 시설을 개선하는 노력을 꾸준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강명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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