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와 직원의 임금이 오르면서 부담금도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저금리와 불경기로 비영리법인인 학교재단의 수익금은 해마다 줄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재단 수익이 적은 지방 사립대의 경우 학생의 등록금 등으로 마련된 교비 회계에서 부담금을 빼내고 있어 열악한 지방대의 교육환경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재단의 법정 부담금=사립대 교직원은 연금 및 건강보험 부담금의 절반을 낸다. 연금의 경우 대학법인이 직원 부담금 총액의 절반, 교원 부담금 총액의 4분의 1 이상을 부담한다. 나머지 교원 연금 부담금은 국가가 내고 있다. 건강보험의 경우 법인과 국가가 부담금의 절반을 나눠 내고 있다.
▽얼마나 내나=서울 H대 법인은 올해 교직원의 연금과 건강보험 부담금으로 54억3000여만원을 책정했다. 이는 이 법인의 올해 대학 지원금 193억여원의 28%에 이른다.
서울 K대 법인도 지난해 연금과 건강보험 부담금으로 45억5000여만원을 냈고 C대는 34억여원을 지출했다.
교육인적자원부에 따르면 2002회계연도에 169개 4년제 사립대가 납부한 교원과 직원의 연금 및 건강보험 법정부담금은 1292억3400여만원이다.
▽부담금 요율 더 오를 듯=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퇴직 후 연금을 받는 기간도 늘어남에 따라 사학연금 재정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사학연금공단측은 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조만간 부담금 요율을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 사립대의 재정 부담이 더 커질 전망이다.
공단 관계자는 “1975년 사학연금제도가 실시된 이후 지금까지 요율 인상은 3차례에 불과했다”며 “당장 인상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연금 지급액이 점점 늘어나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사립대 재정 악화=학교법인의 재정 악화는 대학에 투자할 자금 부족으로 이어져 대학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한 대학 법인 관계자는 “법인 수익금은 대부분 이자나 보유 건물 임대료인데 금리가 낮고 경기가 나빠 수익이 점점 줄고 있다”며 “이 추세가 계속될 경우 몇 년 뒤에는 재단 수익금으로 연금 및 건강보험 부담금도 충당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몇 년 뒤 재단이 대학을 지원할 수 있는 여력이 바닥날 지경이라는 것이다.
사립대의 법정부담금이 커지자 교육부는 법령을 개정해 2002회계연도부터 등록금 등으로 마련되는 학교 교비로 법정부담금을 낼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2002회계연도에는 법인의 수익이 별로 없는 68개 대학이 교비 회계로 부담금을 냈다. 교비는 대부분 학생의 등록금이어서 학생들이 교직원 및 교수의 복리 후생을 떠맡고 있는 셈이다.
▽국가가 나서야=국공립대의 경우는 정부가 교직원의 연금 및 건강보험 부담금 절반을 부담한다. 국가가 이들의 고용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립대가 대다수인 우리나라는 사학이 공교육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기 때문에 국공립대와 사립대를 차별 지원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순천향대 김용하(金龍夏·경제금융보험학부·한국사회보험연구소장) 교수는 “현행법상 사립대는 설립과 동시에 공적 기관이 된다”며 “사립대 재정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 최소한 연금 등 법정부담금은 정부가 떠안아야 한다”고 말했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모 사립대학 재단의 법인 수익금과 법인 부담금 대비 전망 | 회계연도 | 법인 순이익 | 법인 부담금 | 순이익-부담금 |
2004 | 82억1000만원 | 59억8800만원 | 22억2200만원 |
2005 | 86억2100만원 | 69억4600만원 | 16억7500만원 |
2006 | 90억5100만원 | 80억5700만원 | 9억9400만원 |
2007 | 95억400만원 | 93억4600만원 | 1억5800만원 |
2008 | 99억7900만원 | 108억4200만원 | -8억6300만원 |
2009 | 104억7800만원 | 125억7500만원 | -20억9700만원 |
2010 | 110억200만원 | 145억8800만원 | -35억8600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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