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경산과 문학산이 바라보이는 곳에 위치한 ‘청학동 나눔의 교실’이 바로 주민 화합의 표본.
3층짜리 흰색 건물인 나눔의 교실에서는 매일 '방과 후 교실'이 열린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주민의 자녀 40여명이 이 곳에서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받아 수업을 받거나 공부를 한다.
현직 교사를 비롯해 11명의 자원봉사자는 학생들에게 영어 수학 글짓기 수화 공작 등을 가르친다.
나눔의 교실은 2001년 3월 구획정리사업지구 내 자투리땅을 이용해 주민들이 건립했다. 주민이 땅을 내놓고 구획정리사업을 통해 생긴 잉여금으로 지은 것.
이 곳에 있는 1400여권의 책을 비롯한 컴퓨터와 책장 등도 주민들이 기증한 것이다.
30명으로 구성된 나눔의 교실 운영위원회 회원은 회비를 거둬 이 교실을 운영하는 등 모범적인 마을공동체를 실현하고 있다.
운영위원회 윤종만 위원장(46)은 “맞벌이 부부나 가정 형편으로 학원 등에 가지 못하는 저소득층 주민 자녀들을 맡아 돌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마을을 만들자는 뜻에서 주민들이 조직한 ‘청학 벚꽃회’도 자랑거리다.
1999년 만든 청학 벚꽃회 회원은 80여명. 이들은 동네 자투리땅에 지금까지 모두 3000그루의 벚꽃을 심었다.
비류길∼수인선 예정지∼청학풀장으로 이어지는 2km의 거리는 매년 4월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장관을 이룬다.
회원들은 매월 1만원의 회비를 거둬 묘목을 심고, 가지치기를 하고 3년 정도 자란 나무를 옮겨 심는 등 정성으로 벚나무를 키우고 있다.
이런 노력 덕분에 매년 벚꽃축제가 열린다. 4월 10일 열린 ‘청학벚꽃축제’에는 1만여명이 주민이 찾았다.
청학 벚꽃회 강용포 부회장(73)은 “진해 군항제에 버금가는 벚꽃축제를 만들어 많은 주민들이 즐겨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청학자율방범대(대장 박윤석·46)와 28명의 주부로 구성된 부녀방범대(대장 운이재·51)도 주민화합을 이끄는 첨병 역할을 해내고 있다.
자율방범대는 매일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1시까지 용담공원길 등 우범지역을 순찰한다. 올해 초 폭설이 내렸을 때는 비탈길이 많은 동네 곳곳을 돌며 제설작업을 해 주민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청학동 박준성 동장(50)은 “마을 공동체를 위해 봉사하는 주민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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