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장애인 보건소장으로 4월 20일 제24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올해의 장애극복상’을 받은 광주 북구보건소 김세현(金世現) 소장.
김 소장은 시상금으로 받은 1000만원 가운데 500만원을 최근 북구 장애인복지회에 내놨다. 그리고 나머지 500만원도 쪼개 소년소녀가장과 혼자 사는 노인, 시각장애인들의 복지시설인 ‘평화의 집’ 등에 모두 기탁했다.
“나보다 더 힘든 상황에서 삶을 개척해 가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상을 받게 돼 송구스러웠습니다. 그래서 그분들을 위해 돈을 쓰기로 했습니다.”
김 소장으로부터 500만원을 건네받은 복지회측은 어떻게 쓸까 고민하다 장애인들을 가족처럼 돌보는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들을 초청해 장애인들과 친목 한마당 행사를 갖기로 했다.
4일 광주 시립장애인복지관에서 열리는 한마당 행사에는 북구 관내 장애인 150여명과 26개 동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 80여명이 한데 어울려 줄다리기 좌식배구 훌라후프 등을 하며 우의를 다진다.
이날 행사에는 동강대 사회복지학과 학생 50여명이 자원봉사자로 나서 장애우들의 손과 발이 돼줄 예정이다.
북구 장애인복지회 나현주씨는 “김 소장이 기탁한 성금으로 장애인들과 그들을 보살펴 준 공무원들이 처음으로 뜻 깊은 자리를 갖게 됐다”면서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한마음이 되는 소중한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뇌성마비 3급 장애인인 김 소장은 지난해 3월 장애인으로는 처음으로 의무 4급 서기관 자리인 보건소장에 임명돼 화제를 모았다.
2년 째 46만 북구 주민들의 보건위생을 책임지고 있는 김 소장은 “장애극복상과 상금까지 받고 마음이 무거웠는데 도움이 절실한 곳에 모두 쓰여 이젠 너무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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