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여론광장/‘삭막한 인천’ 만들 셈인가

  • 입력 2004년 6월 3일 21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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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인간이 시간을 일구어 남긴 퇴적물인 동시에 보다 나은 삶을 바라는 꿈과 욕망이 자라는 장소다.

도시 자체가 한 사회의 문화이자 얼굴인 셈이다.

인천은 국내 어떤 도시 보다 급격하고 전면적인 개발이 이뤄지는 곳이다.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송도신도시와 청라지구, 영종도 6000여만평에서 도시개발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북항 배후지역, 송도유원지 지구, 소래·논현지구, 용현·학익지구, 수도권매립지 등에서도 각종 개발계획이 마련되고 있다.

또 슬럼화된 구도심 지역에서는 전면적인 도시재생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이러한 도시개발은 인천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 사안이다.

경제자유구역 개발계획이 성공할 수 있을지 아직 장담할 수 없지만 이 곳이 서울 강남을 능가하는 특권계층을 위한 도시공간으로 변모해 구도심과 갈등이 초래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제 도시공간을 바라보는 관점은 문화적, 생태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너무 경제적, 인공적인 관점에서 도시개발을 추진하게 되면 산업도시에서 나타난 생태계 파괴 등 각종 문제가 되풀이 될 것이다.

인천도시계획위원회는 도시공간의 밑그림을 그리는 막중한 기능과 권한을 갖고 있다.

도시계획위원회 결정에 따라 인천의 역사적 정체성은 물론 주거환경이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인천시가 최근 도시계획위원 25명을 선임했다. 이 가운데 공직자 등 시에서 추천하는 당연직 위원 수가 너무 많아 도시계획 정책입안자가 다시 심의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일본의 경우 문화, 환경 분야 전문가를 도시계획위원으로 참여시키고 있는데 인천은 이와 너무도 동떨어져 있다.

이번에 선임된 도시계획위원회 민간위원 대부분이 건축, 토목, 교통 분야 등의 엔지니어링 전문가로 채워져 있다.

인천시가 시정 목표로 제시하고 있는 ‘환경도시 문화도시 복지도시 지식도시 국제도시’로 나아가기 위해 도시계획위원 구성 방식을 재검토해야 한다.

인천시는 역사와 문화, 환경, 복지가 어우러진 도시를 건설하기 위해 도시계획위원회부터 제대로 구성해야 한다.

이희환 인천도시환경연대회의 집행위원장 lhh4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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