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룡(朴是龍·52) 한국교원대 교수는 천연기념물 제199호인 황새 되살리기에 인생을 걸었다. 학교 안에 황새복원센터를 갖추고 개체 수 늘리기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황새의 텃새화’라는 목표에 다가가기 위한 힘겨운 과정이다.
현재 국내의 황새는 25마리. 모두 충북 청원군 교원대 황새복원연구센터 울타리 안에 살기 때문에 아직 진정한 텃새는 아니다. 1971년 4월 충북 음성군에서 발견된 암수 한 쌍의 토종 황새는 94년 완전히 사라졌다. 교원대의 황새는 그 뒤 러시아 등지에서 들여온 ‘이주자’들.
독일 본대에서 동물행동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박 교수는 96년 동료 교수와 함께 황새 복원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긴 세월을 한민족과 더불어 살아 온 황새를 되살리는 것은 또 하나의 역사복원이요, 생태복원이라고 생각했다. 그 해 러시아에서 새끼 2마리를 들여왔고, 그 뒤 독일 일본에서도 추가 도입하고 자체 번식도 해 25마리로 불렸다.
2002년에는 세계에서 4번째로 황새를 인공 번식(알을 인공 부화시켜 새끼를 실험실에서 키우는 것)하는 데에 성공했고 이듬해에는 황새 어미가 새끼를 직접 길러내는 자연 번식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앞으로 갈 길이 멀다. 번식시키고 습성을 관찰하는 일은 연구자 혼자서도 할 수 있지만 자연 방사는 주민과 지자체, 국가의 도움 없이는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개체 수가 계속 늘어나면 관리가 어렵다고 판단한 그는 청원군을 설득해 최근 황새마을 조성에 관한 협약서를 체결했다. 4, 5년 뒤 개체 수가 50마리 규모로 늘어나면 번식장 야생훈련장 적응훈련장 등의 시설을 갖춘 황새마을이 그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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