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인 광명역이 개통 이전에 예상했던 인원의 20%도 채 되지 않는 승객이 이용하는 등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이곳을 이용해야 하는 금천구와 구로구 등 서울 서남부 지역과 인천지역의 대중교통이 광명역과 제대로 연계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호화판 역사 ‘개점휴업’=광명시 일직동 8만여평 부지에 있는 광명역은 4068억원의 건립비가 들어간 국내에서 가장 큰 역사. 최대 수용인원이 14만7000명에 이른다. 그러나 현재 하루 평균 이용객은 평일 4500여명, 주말 7200여명에 불과하다. 이는 개통 이전 예상 이용인원 2만4000명의 19%(평일 기준) 수준.
서울 서남부와 경기, 인천지역 주민 1300만명이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광명역은 당초 서울역과 용산역 출발 고속철 82편(평일 기준) 가운데 30%인 24편이 출발하는 ‘시발역’으로 활용될 계획이었다.
그러나 현재 광명역에서 출발하는 고속철은 하나도 없고 하루 상하행선 50편만이 정차하는 ‘간이역’으로 전락했다. 경부선 호남선 모두 1시간에 1대꼴로 운행되고 있다.
▽연계 교통망 미비=철도청은 연계 교통망이 미비해 광명역을 시발역으로 활용하기 힘들다는 입장. 서울역이나 용산역처럼 지하철이나 국철로 연결돼 있지 않은 데다 서울 서남부지역과 인천지역의 버스 연계도 미비하다.
광명역과 연계된 버스는 23개 지역에 15개 노선이 있다. 서울과 인천의 경우 9개 지역에서 광명역행(行) 버스를 이용할 수 있으나 대부분 도시형 순환버스로 시간상 서울역이나 용산역을 이용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 특히 인천 주안역 부근과 서울 양천구 목동, 경기 성남시 분당 등 인구 밀집 지역에는 아예 버스노선이 없다.
광명역∼서울지하철 7호선 철산역∼서울지하철 1호선 관악역∼안양역∼석수역 등을 순환 운행키로 했던 셔틀버스도 노선조정 작업 등을 이유로 현재 운행되지 않고 있다.
▽되풀이되는 악순환=대중교통망 연계가 미비한 것은 수지타산을 고려한 운수업체의 노선 기피와 지역 운수업체의 이익만 고려하는 해당 지자체의 그릇된 행태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경기도에서 인천으로 들어오는 버스 노선을 수용하는 조건으로 주안역∼광명역 노선을 신설하려 했으나 사업자가 나타나지 않아 무산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연계 교통망 미비로 고속철도 이용객이 적고 또 이 때문에 운수업체는 노선 신증설을 기피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경기도 관계자는 “관내 운수업체가 수익성이 없다는 이유로 노선을 없앨 수 있기 때문에 무작정 다른 지자체의 노선을 수용할 수도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건설교통부 관계자는 “시민의 교통편의보다는 자기 지역 운수업체의 이익을 고려하다 보니 노선 협의가 쉽지 않다”며 “현재 광명역과 관련해 지자체간 이견을 보이고 있는 5개 노선에 대해 내달 중 강제조정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광명=이재명기자 egija@donga.com
고속철도 광명역 신규 버스노선 추진 현황 | 구분 | 주요 출발지역 | 현 운행상태 | 비고 | |
시내도시형버스 | 경기 광명·안양·시흥·부천·소래,서울 사당·봉천·신림 | 정상운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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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의왕·군포 | 미운행(차량 준비 중) | 이달 중 운행 | |||
시내좌석버스 | 경기 수원·안산 | 정상운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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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 분당 | 미운행(노선 조정 중) | 7월 중 운행 | |||
시외버스 | 경기 수원·성남·부천 | 정상운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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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강화, 경기 이천 | 미운행(차량 준비 중) | 이달 중 운행 |
고속철도 광명역 기존 버스노선 운행 현황 | 운행 노선 | 현 추진상태 |
서울 시흥동∼광명역 | 서울시와 협의 중 |
서울 목동∼광명역 | 〃 |
경기 안산시∼광명역 | 경기 안양시 광명시 등 인근 지자체와 협의 중 |
경기 시흥시∼광명역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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