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100여곳 파업…의료 대란은 없어

  • 입력 2004년 6월 10일 18시 23분


보건의료노조 파업 시작 첫날인 10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에서 열린 조합원 결의대회를 한 입원환자가 지켜보고 있다.-박영대기자
보건의료노조 파업 시작 첫날인 10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에서 열린 조합원 결의대회를 한 입원환자가 지켜보고 있다.-박영대기자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소속 121개 병원 가운데 서울대병원 등 100여개 병원이 10일 파업에 돌입했다.

이날 파업으로 이들 병원의 수술 일정에 다소 차질이 빚어졌으나 응급실 수술실 등 필수시설에서는 정상 근무가 이뤄진 데다 외래환자들도 정상적인 진료를 받아 우려했던 의료대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보건의료노조와 병원협회 등 노사 양측은 이날 오후 7시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15차 산별교섭을 재개하고 ‘주5일 근무제’ 등 핵심 쟁점을 놓고 협상을 벌였으나 난항을 겪었다.

이에 앞서 중앙노동위원회는 이날 오전 4시까지 중재활동을 계속했으나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자 응급실 수술실 중환자실 분만실 신생아실 등 필수기능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파업을 허용하는 ‘조건부 직권 중재 보류’ 결정을 내렸다.

중노위는 또 대형 병원의 진료가 일시에 중단되거나 응급실 등의 필수 업무가 제대로 유지되지 않을 경우 곧바로 직권 중재에 회부키로 했다.

이날 서울대병원 조합원 300여명은 병원 본관 2층 로비에 모여 ‘주5일제 쟁취’ 구호를 외치며 농성을 벌였다. 하지만 필수 업무와 외래환자 진료가 정상적으로 이뤄져 큰 차질은 없었다.

고려대 안암병원도 교대 근무자 중 비번인 노조원들만 파업에 참여해 병원 업무는 평소와 같이 이뤄졌다. 이 병원 관계자는 “파업 참가 인원이 적고 자원봉사자를 대체 투입했기 때문에 아직까지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대병원의 경우 하루 평균 110건 정도 이루어진 수술이 이날 69건으로 줄어들었으며 일부 환자의 식사가 도시락으로 대체됐다. 고려대 안암병원도 수술 20여건을 연기했다.

서울대병원 환자의 보호자인 김수경씨(45·여)는 “간호사들의 파업을 어느 정도는 이해하지만 파업이 길어질 것 같아 불안하다”며 “파업으로 긴급한 수술이나 치료가 지체되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불안감을 표시했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

정세진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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