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내년 6월 울산에서 열리는 국제포경위원회(IWC) 연례회의를 앞두고 장생포를 세계적인 고래도시로 육성시키려는 야심 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장생포는 1899년 러시아가 태평양 연안에서 잡은 고래를 해체하는 장소로 선정하면서 한국 고래잡이(捕鯨) 전진기지가 됐으며, 1986년 IWC가 포경을 금지할 때 까지 국내 고래소비량의 90% 이상을 충당해왔다.
▽IWC 연례회의=내년 6월 한 달간 울산에서 열릴 IWC 제57차 연례회의에는 52개 회원국 대표단과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 회원이 참석할 예정이다.
시는 3월부터 IWC 준비상황 등을 알리기 위해 한글과 영어 일어로 된 홈페이지(www.iwcoffice.org)를 구축했다.
시는 IWC 연례회의 유치로 생산유발 246억원, 고용 400여명에 이르는 직접효과 이외에도 울산을 세계적인 도시로 알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래 전시관 건립=포경선이 입항했던 장생포항 인근 700여평에 국비와 시비 등 50억원을 들여 3월 착공된 고래전시관은 지상 4층 규모로 10월 완공된다.
전시관 인근 3600여평에는 30억원을 들여 지상 3층 규모의 고래연구센터가 내년 12월 완공예정으로 다음달 착공한다. 이곳에는 현재 부산 기장군 국립수산과학원의 고래연구센터의 시설과 연구원 등이 입주해 고래를 전문적으로 연구하게 된다.
▽포경 재개될까?=울산시는 장생포의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지난해 “우리나라도 포경 허용국에 포함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줄 것”을 건의했다.
울산 동구 출신의 정몽준(鄭夢準) 의원도 최근 홈페이지에 “노르웨이는 IWC 회원국이면서 생계형 포경국이라는 이유로 상업포경을 허용 받고 있다”며 “울산도 IWC로부터 ‘과학포경’이나 ‘솎아내기 포경’을 허용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립수산진흥원 김장근(金場根) 박사는 “포경 허용을 신청하기 전에 우리나라 연안의 고래 개체수 등에 대한 정확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도 “그린피스가 상업포경을 하는 노르웨이 제품 불매운동을 벌인 적이 있어 포경 허용국 신청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그물에 걸려 죽은 고래 173마리가 울산을 중심으로 유통되는 등 월 평균 10여마리의 고래가 합법적으로 판매되고 있다.
정재락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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