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는 이날 오전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토요 격주 근무제’ 실시 등을 골자로 한 ‘2004년 산별교섭 노사합의안’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서울대병원 등 보건의료노조 소속 대형 대학병원은 곧 정상화될 전망이다.
양측은 개정된 근로기준법에 따른 주40시간 근무제의 경우 ‘1일 8시간 주5일 근로’를 원칙으로 하되 앞으로 1년간 토요일 격주 근무제를 실시한 뒤 다시 협의해 근무방식을 정하기로 했다.
양측은 또 기존 연월차 일수에서 법에 따른 휴가일수(월차 폐지, 연차는 15∼25일)를 뺀 나머지 일수를 임금으로 보전키로 했다. 생리휴가는 무급으로 전환되지만 현재 재직 중인 여성 근로자에게만 월 기본급의 30분의 1을 보건수당으로 지급하기로 양측이 합의했다.
사립대의료원장협의회는 이날 파업한 11개 병원(급여가 이미 지급된 동아대병원은 제외)의 파업 참가 직원에 대해 6월 급여분부터 무노동무임금 원칙을 적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노동계 하투(夏鬪)에 미칠 영향=앞으로 민주노총의 각종 투쟁일정이 기다리고 있지만 노동계의 하투는 전반적으로 진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민주노총은 29일 2차 총력투쟁을, 금속산업연맹은 시한부 총파업을 계획하고 있으며, 금속노조는 29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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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지하철과 철도 공항 발전 등이 포함된 공공연맹은 공공부문 예산 및 인력확충과 비정규직 차별 철폐 등을 요구하며 23일까지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마치고 28일부터 총력투쟁에 들어간다.
그러나 민주택시연맹의 총파업이 노-정간 교섭을 통해 하루 만에 철회됐고 이번 보건의료노조의 산별교섭도 노사자율협상으로 타결됨에 따라 산별연맹이나 산별노조, 개별노조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하투의 전체적인 기세는 한층 수그러들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다음달 중순을 전후해 총력 집중투쟁에 들어갈 공공연맹 산하 궤도연대(철도 지하철 등)는 ‘근로 조건 저하 없는 주5일제’ ‘구조조정 중단’ 등을 요구하고 있으며, 파업이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 노사 양측이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보건의료노조의 첫 총파업은 과거와 달리 합법적인 절차를 밟고 병원 필수업무 유지에 신경을 쓰는 등 일부 진전된 모습을 보였지만 국공립과 사립대 병원, 민간 중소병원 등 각 사업장의 여건과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일괄적인 산별교섭의 문제점도 적잖게 노출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병원 노사 산별교섭 합의안 | 쟁점 | 합의안 |
주40시간제 | ―주 5일제(1일 8시간) 원칙 ―토요 격주근무제 1년 시행 뒤 노사협의로 조정 |
생리휴가 | ―무급화―월 기본급 30분의 1을 보건수당으로 정액 지급 |
연월차휴가 | ―월차휴가 폐지 및 연차휴가 축소―휴가 축소일을 임금으로 보전 |
임금 인상 | ―주 5일제 병원 기본급 2%. 나머지 병원 5% |
의료공공성 | ―환자권리장전 선포―보건연대기금 조성을 위한 공동위 구성 |
비정규직 | ―직접 고용하는 비정규직을 단계적 정규직화―1년 미만 비정규직 월 1회 유급 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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