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산 시민들은 도심 속 노른자위에 자리 잡은 부산진구 연지동, 범전동 일대 하얄리아 미군부대 근처를 지날 때면 가슴이 답답하다.
총면적이 16만4000평에 이르는 하얄리아부대 부지는 부산에서 허파와 같은 녹지지역. 녹지공간이 부족한 부산시는 수년 전부터 하얄리아부대 부지가 반환될 경우 도심 속의 공원으로 조성키로 하고 6대 미래사업의 하나로 추진해왔다.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와 같은 근사한 도심공원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것.
시민과 시민단체들도 부산의 미래와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부산시의 이런 계획에 전적으로 동감을 표시하고 힘을 보태왔다.
이들은 부대 앞에서 “우리 땅 우리 품으로 돌려 달라”며 몇 년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국방부가 2011년까지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부산 하얄리아부대 등 미군으로부터 돌려받는 기지의 부지에 대해 국방장관이 사실상 용도변경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부산이 시끄럽다.
부산시는 공원을 조성하려는 계획에 차질이 예상되자 국방부가 미군부지특별법을 제정하기 전에 하얄리아부대 부지를 용도변경 해 공원으로 지정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시민단체들도 집단 반발하고 있다. 부산지역 4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미군점유 부산 땅 되찾기 시민대책위원회’는 연일 특별법 제정 중단을 촉구하는 시민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50년 넘게 불편을 감수해온 부산 시민들은 반세기만에 돌아오는 하얄리아부대의 땅이 생명이 숨쉬는 땅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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