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원(秘苑)은 일제가 붙인 이름이니 금원(禁苑)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조선조 때 창덕궁의 후원은 상림원, 내원, 금원 등으로 불렸다. 그 관리부서인 장원서(掌苑署)가 1882년 폐지됐으나 갑오개혁 이후 궁내부에 비원(秘院)을 설치해 장원서 기능을 맡도록 했다(고종실록·1894년 7월 22일). 그 밖에도 “秘苑을 증치(增置)했다”(고종실록·1903년 12월 30일) “황제가 秘苑에 납시어 활쏘기를 했다”(순종실록·1908년 5월 17일)는 기록도 있어 당시 비원이 기관(院)과 장소(苑)를 두루 지칭했음을 알 수 있다. 고종·순종실록이 일제강점기에 작성되긴 했으나 있던 명칭까지 조작할 이유는 없다고 볼 때 ‘비원’은 일제 이전부터 쓰인 이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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