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간월-부남호 축산폐수로 등 오염가속

  • 입력 2004년 6월 25일 21시 07분


주변의 농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충남 서산 일대의 간월호와 부남호 수질이 최근 수년 사이 급격히 악화돼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인근 자치단체들은 정부 차원의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농업용수로도 사용하기 어렵다”=서산시가 최근 조사한 결과 간월호(1406ha)와 부남호(2443ha) 물의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은 각각 9.3과 10.9ppm으로 농업용수(8.5ppm 이하·환경부 수질환경 기준)로도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오염됐다.

이들 호수는 1984년 천수만을 가로질러 막은 AB방조제 공사로 생긴 담수호로 서산시와 태안군 홍성군 등 3개 시군 7개면에 걸쳐 있다. AB지구 간척농지(1만132ha)에 농업용수를 공급할 뿐 아니라 내부의 모래섬은 국내 최대인 천수만 철새도래지다.

호수가 오염된 것은 지난 20년 동안 주변의 축산 폐수와 농약 비료 생활하수 등이 흘러들어 부패하고 있지만 어장 피해를 우려해 한번도 물을 바다로 빼내지 못했기 때문.

특히 일반 농민들이 현대건설로부터 AB지구 농지를 매입해 농사를 짓기 시작한 2001년 이후부터는 오염이 가속화됐다. 현대건설이 농사를 지을 때와는 달리 소출을 많이 내기 위해 농약과 비료 사용량을 급격히 늘렸기 때문이다.

간월호와 부남호 물은 2000년 만해도 COD가 각각 8.0과 8.1ppm이었다.

▽“정부가 나서서 피해 속출 막아야”=AB지구에서 생산되는 ‘기러기 오는 쌀’ ‘간월호 쌀’ 등은 고유의 브랜드까지 만들어 붙였지만 오염된 물로 재배됐다는 이유로 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품질 인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수질이 나빠지면서 철새의 개체수가 줄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3개 시군은 ‘간월·부남호 권역 물관리대책위원회’(위원장 조규선 서산시장)를 만들어 외부의 오염물 유입을 차단하고 있으나 근본적인 대책은 되지 못하고 있다.

대책위는 이에 따라 24일 “담수호 퇴적물을 제거하는 근본적인 필요하다”며 간월호와 부남호의 수질개선에 정부가 나서 줄 것을 요구하는 건의서를 농림부 등에 보냈다.

서산시 관계자는 “충남도가 2001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용역 의뢰한 결과 이들 호수의 수질을 개선하려면 고도의 기술과 막대한 비용(470여억원)이 들기 때문에 자치단체 차원의 대책은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말했다.

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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