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전엔…]동아일보로 본 6월 다섯째주

  • 입력 2004년 6월 27일 17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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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문화관광부(왼쪽)와 미국대사관 건물로 사용되고 있는 서울 세종로의 쌍둥이 건물은 정부가 1954년 준비에 들어가 61년 정부청사용으로 완공한 것이다.-‘서울 20세기 100년의 사진기록’ 자료사진
현재 문화관광부(왼쪽)와 미국대사관 건물로 사용되고 있는 서울 세종로의 쌍둥이 건물은 정부가 1954년 준비에 들어가 61년 정부청사용으로 완공한 것이다.-‘서울 20세기 100년의 사진기록’ 자료사진
▼政府 廳舍 곧 착공…美 건축회사와 契約 체결도 完了▼

정부에서는 시내 각처에 분산되어 있는 정부 청사를 한 곳에 집결시키기 위하여 거대한 정부 청사 건물을 불원간 세종로에 있는 수도경찰전문학교 자리에 신축할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한다. 그런데 이에 소요되는 총공사비는 四백二십만불을 계상하고 있는데 동 건물은 十一만평방피트의 부지(敷地)에 一천五백명을 수용할 수 있는 一백八십七개의 사무실을 구비하게 될 것이며 특히 내화성(耐火性) 있는 현대식 건물을 신축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리고 동 청사 건축은 이미 미국에 있는 ‘키○○ 애쏘시에이트’ 건축회사와의 사이에 계약 체결이 완료되었다고 하며 설계도 작성과 부지 조사가 끝나는 대로 곧 공사에 착수케 될 것이라는 바 동 준비기간은 약 四개월을 요할 것이라고 한다.

<1954년 7월 2일자 동아일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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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의 심장’ 세종로 정부청사 그 운명은…▼

1954년 당시 정부의 주 청사는 중앙청. 일제가 경복궁 근정전 앞에 조선총독부 청사로 세운 중앙청은 광복 후 미 군정청으로 사용됐으며, 그 뒤 우리 정부가 접수해 줄곧 정부의 대표 청사로 쓰다가 83년 이후 국립박물관으로 용도가 바뀌었고 95년 완전 철거된 치욕의 상징이었다.

중앙청은 사실 사무실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정부 수립 당시 1실 11부 4처로 단출하게 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공간이 모자라 10개 기관이 여기저기 민간 건물을 임차해 사용하는 등 불편을 겪었다. 54년의 ‘거대한 정부 청사’ 건축 구상은 그래서 나온 것.

준비가 길어져 61년 10월에야 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맞은편에 쌍둥이 건물이 세워졌다. 공사비용 대부분을 미국의 원조자금에 의존하다 보니 하나는 미국이 사용토록 했다. 세종로네거리쪽 건물이 68년까지 대한(對韓) 원조 창구였던 미 대외원조처(USOM)로 쓰이다 지금은 미국대사관으로 쓰이게 된 연원이다. 쌍둥이 건물 중 경복궁쪽 건물은 국가재건최고회의 경제기획원 재무부 등이 썼고, 지금은 문화관광부가 사용하고 있다.

70년 이 ‘쌍둥이 건물’ 맞은편에 정부중앙청사가 신축돼 중앙청에 있던 대다수 부처를 수용했다. 그 뒤 83년에는 경기 과천시에, 97년에는 대전에 새 청사가 지어졌다.

지금 수도 이전을 둘러싼 논란이 한창이다. 서울의 정부 청사를 팔아 이전비용을 충당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조선시대에 의정부와 육조(六曹)가 자리 잡고 있어 ‘육조거리’로 불렸고 지금도 여전히 행정의 중심지로 기능하고 있는 세종로의 청사들은 앞으로 어떤 운명을 맞게 될까.

조용우기자 woo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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