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얼굴도 모르는 백혈병 환자에 골수기증

  • 입력 2004년 6월 27일 21시 28분


20대의 신세대 직장인이 이름도 모르는 백혈병 환자에게 아무런 대가 없이 골수를 기증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지난해 7월 현대자동차에 입사해 근무하는 정순부씨(26·중형엔진2부)는 이달 중순 부산의 한 종합병원에서 30대 여성 백혈병 환자에게 자신의 골수를 기증하는 이식수술을 받았다.

정씨는 수술 전 골수 적합여부에 대한 3차례 검사에서 ‘이식수술에 적합하다’는 진단을 받고 자신의 골수를 기증하게 됐다. 정씨는 중학교 때 친한 급우를 백혈병으로 잃은 기억이 남아 있어 군 생활 중이던 1997년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에 골수기증 희망자로 처음 등록했다.

그 뒤 8년이 지난 올해 3월 협회로부터 “골수조직형이 일치하는 백혈병 환자가 나타났는데 골수를 기증하겠느냐”는 연락을 받고 주저 없이 응했다.

정씨는 “골수조직형이 일치할 확률이 2만분의 1 밖에 되지 않는데 내 골수가 난치병으로 어려움을 겪는 한 여성과 정확히 일치하게 된 것이 정말 다행”이라며 “피기증자의 얼굴도 이름도 모르지만 골수이식을 통해 백혈병을 완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씨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헌혈에도 참가해 현재 헌혈횟수가 50회를 넘었다.

한편 회사측은 정씨의 선행에 보답하기 위해 수술 회복기간을 유급휴가로 처리했으며, 정씨는 현재 집에서 요양중이다.

정재락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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