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銀, 무기한 파업… 금융노조 지원파업 검토

  • 입력 2004년 6월 28일 18시 17분


한미은행 노조가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한 가운데 전국금융산업 노동조합이 금융권 연대파업을 검토하는 등 한미은행 노사분규가 금융권 전체로 확산될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은행노조의 불법행위에 대해 적극 대처한다는 방침이어서 노정 대립도 우려되고 있다.

금융산업노조 양병민(梁柄敏) 위원장 직무대행은 28일 긴급 대표자회의를 열고 “한미은행 지부의 총파업 투쟁을 지원하기 위해 금융권 공동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을 중단하고 29일 산별 쟁의조정 신청서를 중앙노동위원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노조는 또 다음달 1일 산하 지부의 대의원 회의를 열어 한미은행 총파업을 지원하기 위한 연대파업 지지를 끌어내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김대환(金大煥) 노동부장관은 “한미은행 노조 파업 과정에서 로비 점거와 출입 방해, 전산요원 파업참가 등 법 위반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노조는 불법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김 장관은 공권력 투입 여부에 대해서는 “노동부의 소관이 아니지만 전후 사정을 면밀히 검토하고 관계 부처와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하영구(河永求) 한미은행장과 서민호(徐旻浩) 노조위원장은 이날 오전 영업시간 이전에 첫 노사협상을 벌였으나 고용보장 등 핵심 쟁점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에 따라 노조가 오전 10시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하면서 한미은행 고객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한미은행은 이날 전국의 220개 점포 가운데 주요 지역의 57곳만 영업을 했으나 그나마 일손이 모자라 입출금과 자행 송금 등 간단한 업무만 처리했다.

자동화기기와 인터넷뱅킹, 폰뱅킹 등은 정상 운영됐으나 타행 송금과 외환 송금 업무 등은 전면 중단됐다.

기업고객을 주로 취급하는 수도권의 한 지점에서는 남자 직원 1명과 여자 직원 2명 등 3명만이 나와 입출금과 어음 할인 업무 등을 수행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기업 대출 신규 및 연장 업무와 외환 업무가 중단돼 기업고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한미은행은 “파업으로 인한 어음 부도는 유예하고 만기가 돌아온 대출금에 대해서는 이자를 받지 않기로 했다”며 “개인 고객은 자동화기기와 인터넷뱅킹, 우체국을 통한 입출금 업무를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한미은행 노조는 28일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한미은행 노사는 27일 밤부터 13시간에 이르는 마라톤협상을 벌였지만 고용안정 등 핵심쟁점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파업으로 폐쇄된 서울 종로구 다동 한미은행 본점 현금지급기 앞을 노조원들이 지나가고 있다.-박주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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