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 상인 40여명 미군 초소-집기 파손

  • 입력 2004년 6월 28일 18시 33분


미군 재배치 여파로 불황을 맞고 있는 경기 동두천시 보산동 관광특구의 상인들이 미군의 과도한 위생검열에 반발하며 미군 초소를 부수고 상점 문을 닫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미2사단 민사과 소속 모 중사는 지난달부터 관광특구 내 업소들을 다니며 ‘물수건이 더럽다’ ‘위생상태가 불량하다’ ‘한국인이 출입한다’는 등의 지적을 하며 외국인만 출입할 수 있는 전용클럽 4곳에 출입금지(Off Limits) 조치를 내렸다.

이 조치가 내려지면 미군은 일절 출입할 수 없으며, 부대 내에 업소 이름을 공개해 출입금지를 공식화한다.

이에 반발해 이곳 상인 40여명은 26일 오후 9시경 관광특구 내에 있는 미군 초소를 찾아가 관계관 면담을 요구하며 항의했다.

초소 안에서 근무 중인 미군 20여명이 ‘돌아가라’는 말만 되풀이하자 이에 격분한 상인들이 초소 유리창과 소파, 집기 등을 마구 부쉈다.

상인들은 또 항의의 표시로 27일부터 49개 외국인전용출입 클럽의 문을 닫은 상태다.

상가번영회 이명석 회장은 “유례없는 불황에다 이라크 파병과 미군 재배치 등으로 상권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과도한 검열까지 가해져 상인들이 격분한 것”이라며 “미군당국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 2사단 관계자는 “정기적인 위생검열을 실시했을 뿐 다른 의도는 없었으며 상인들이 과도한 반응을 보인 것”이라고 밝혔다.

관광특구 상인들은 미군의 위생검열을 관례적으로 받아들였으며, 지난해 월 4회 위생검열을 실시하고 적발시 출입금지 조치를 내리는 데 대해 합의한 바 있다.

동두천=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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